Chapter 2. 이소영

요즘극장

‘요즘극장’은 20년 이상, 시간을 동력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움직이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업을 선별하고 순서를 정해 구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공개 작품이나 사적인 기록들까지 특별함이 수군대는 극장입니다. 상영시간을 잘 확인하세요. 하루 중 아주 잠깐, 혹은 종일 상영할지도 모릅니다.

🟢 전시제목: 《요즘극장: Chapter 2. 이소영》 

🟢 이소영 작가소개:
이소영은 지역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개인의 역사와 갈등, 감수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의 문제와 정주의 의미를 탐구했으며, 이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개인과 공동체의 이야기, 이주민과 디아스포라의 언어 및 정체성을 다루어 왔다. 주요활동으로는 개인전《오블리비오 1: 단편들》(스페이스 애프터, 2025), 《미래-과거 도시》(프로젝트 스페이스 낫씽이즈리얼, 2023), 《차라리, 서로, 역시, 그래도, 있었습니다》(온수공간, 2021)를 비롯하여, 《와싹와싹 자라게》(한국국제교류재단 KF갤러리, 2022), 《2019 싱가포르 비엔날레: Every Step in the Right Direction》(라셀 컬리지 오브 아트 갤러리1, 싱가포르, 2019), 《옵세션》(아르코미술관, 2018), 《2018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좋은 삶》(서울시립미술관, 2018)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또한,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나온씨어터, 2023)를 극작 및 연출했다.

🟢 기간: 2026년 1월 23일~31일(월요일 휴관)

🟢 시간: 오후 2시~5시 

🟢 특별상영: 2026년 1월 24일, 31일/5시~6시30분 

🟢 장소: 요즘미술일층

🟢 관람무료

〈Mermaid project 1〉

2002 / SD / color + b&w / sound / 5’35” 

다른 세계를 꿈꾸는 인간-인어의 이야기다. 그러나 동경하던 세계가 막상 현실이 되면, 환상이 깨지고 방향성을 잃은 공허함이 다시 자리한다. 그렇게 반복되는 꿈꾸기와 환상의 신화를 연극적이고 과장된 몸짓으로 표현했다. (영상의 텍스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용)

〈Yellow〉

2003 / SD / color / sound / 1’30” 

환경과 강박적 심리를 다룬 작업이다. 광장공포증이나 폐쇄공포증과 같이 자신의 내부에 잠재하는 심리적 압박감, 태어나 살아온 곳과는 다른 환경에서 느끼는 이질감, 서식지를 벗어나고픈 욕망 등을 ‘옐로우’의 세계로 표현했다. 설치 작업인 박스 형태의 옐로우 룸 안에 전시했던 퍼포먼스 기록 영상이다. 

〈Gummybears’ town〉

2005 / SD / color / sound / 5’50”

규범과 시스템이 존재하는 집단에서, 구성원들은 그에 따라 행동하는 부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Gummybear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도 그와 다르지 않다. 고문이나 화형과 같은 역사적인 처벌 장치들로 한 사회에 내재한 폭력성을 드러낸다.

〈The Missing Toes〉

2007 / SD / color / sound / 3’45”

이국적 간판, 상점, 골목, 축제, 이슬람사원 등 이태원의 문화적 특성이 배경이 된 이야기다. 주인공은 신체의 일부인 발가락을 잃어버린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이태원 곳곳을 4일간 헤매며 사라진 발가락을 찾는다.

〈Gummybears’ Picnic / Another Day〉

2012/2015 / two-channel / SD / color / sound / 6’50”

Gummybear 구성원들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보여준다.

〈Have you ever asked? 드물게 찾아온 시간〉

2013/2017 / HD / color / sound / 19’11”

예술가인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다룬 기획전 〈쭈뼛쭈뼛한 대화〉(아트선재센터, 2013)에서 발표한 영상이다. 일정 기간 부모님과 나눈 손글씨의 내용을 대본으로 각색하고, 9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연령대의 부모와 딸 역할을 맡아서 연기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이후 세 명의 voice-over 배우가 연령대의 차이 없이 같은 음색으로 더빙했다.

〈A Nation of the Hairless 털 없는 이들의 나라〉

2015 / HD / color + b&w / sound / 5’50”

‘털 없는 이들의 나라’라는 가상의 시공간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자신의 몸에 털 한 가닥이 돋아나자, 스스로가 인류의 퇴화를 상징한다고 믿는다.

〈Fortress 요새〉

2015 / HD / color / sound / 28’20”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이주와 상주에 대한 고민, 즉 지금 사는 곳과 앞으로 살아갈 곳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공동체에 가까운 ‘요새’라는 영역에서 다섯 명의 배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훈련하고, ‘보호막, 울타리, 보금자리, 터’라는 개념에 비추어 ‘어디에서 살지? 지금 여기는 괜찮은가? 어디에서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각자의 생각을 담아서 답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방글라데시 이주민들이 배우로 참여했고, 몽골 가수가 엔딩곡을 노래했다.

〈4:09〉

2018 / two-channel / HD / color + b&w / sound / Ch1: 17’35”, Ch2: 12′ 

2018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옵세션〉전(이성휘 기획)에서 발표한 작품이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가 아니라, 기획자가 참여 작가마다 개별적인 주제를 부여하는 독특한 형식의 프로젝트였다. 주어진 주제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8과 1/2〉(1964년)과 하랄드 제만이 같은 제목으로 기획한 전시(1969년)였고, 제시된 키워드는 ‘창작자의 모순, 갈등, 고독’이었다. 펠리니와 제만이 창작물의 수와 연도를 따라서 제목을 지었다면, 〈4:09〉는 새벽과 오후 4시 9분을 뜻한다. 이를 창작자들이 꿈과 상념, 망상에 빠질 수 있는 조금 나른한 시간으로 설정하고, 기획자, 배우, 작가로서 동시대의 창작자가 겪는 고민과 생각을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독백에 담았다.

〈Gooseberry 구즈베리〉

2017-2018 / two-channel / HD / color + b&w / sound / 13’50”

〈구즈베리〉는 2017년부터 2018년에 제작한 두 편의 2채널 설치 영상을 묶은 제목이다. 두 개의 이야기가 1, 2부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펼쳐지는데, 2개의 스크린은 두 이야기에 담긴 분할된 시각과 장소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된다. 1편 〈털 없는 이들의 나라〉는 같은 제목의 2015년 작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2016년과 2017년에 중국 상해와 한국에서 제작했다. 2편 〈피식자〉는 수평적으로 공생하기 어려운 관계로 얽힌 존재들, 즉 두 종(species) 간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이며 서울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제작했다.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아주 사소하고 미세한 문제(1편 – 털, 2편 – Q라는 작은 존재)가 하나의 계기가 되어 종의 문제, 인류의 진화 등 확장된 서사로 연결된다. 장소의 다양성과 배경의 구조 또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데, 상해, 서울, 싱가포르 등 빠르게 개발된 아시아 도시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Displaced 디스플레이스드〉

2016/2017 / performance documentation / HD / color / sound / 11′

홍콩 비디오타지(Vidoetage) 퓨즈(FUSE) 레지던시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홍콩 가정에 입주해서 생활하는 필리핀 가사 도우미들과 홍콩 배우, 디즈니랜드에서 공연하는 캐나다인 댄서로 구성된 6명의 퍼포머가 참여하여 광둥어, 중국어, 필리핀어(따갈로그), 영어로 서로의 언어와 정체성을 더빙한 퍼포먼스의 기록 영상이다. 과거 소 도축장이었고 현재 홍콩의 문화유산으로 보호되는 ‘Cattle Depot Artist Village 오픈스페이스’를 무대로, 50여 명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한 현장의 실황을 담았다. 서로의 언어를 더빙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 반환 이후 언어의 문제로 대두되는 광둥어의 지속력, 다문화 속에서 소통되는 언어와 소수자들의 정체성,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거주권 문제 등 현재 홍콩, 또는 다국적 문화가 중첩된 현대 사회가 대면한 문제의식과 이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 단면을 그리고자 했다.

〈Disappeared 디스어피어드〉

2021 / HD / color + b&w / sound / 7’35”

정치적인 이유로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상해와 서울을 오가며 제작했다. 중국 상해의 외국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참여 배우와 안무가는 아르헨티나인, 영국인, 프랑스인, 중국인이었고, 콜롬비아인 탱고 댄서가 서울에서 안무와 퍼포먼스로 참여했다. 각자의 언어인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내레이션을 이어가는 배우들과 홀로 탱고를 추는 두 명의 댄서가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잊혀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전작인 〈디스플레이스드〉에 삽입된 노래 “I’m Displaced”에 2절의 가사를 추가하고, 이를 아르헨티나 뮤지션이 편곡해서 가창했다.

〈Who’s there reflected in the shadowy window? 어두운 창가에 비친 사람은 누구인가?〉

2021 / 4K / color / sound / 28’50” 

코로나 시기에 제작한 〈어두운 창가에 비친 사람은 누구인가?〉는 한자리에 잠시 모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어쩌면 일방적인 독백, 창틀 밖으로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 몸짓의 기록이다. 다수와 소수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와 지역의 정치, 경제, 민족 공동체의 권력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 사회의 틀 안에서 다수와 소수의 경계에 살아가는 방글라데시 배우와 몽골 배우, 노인, 어린이, 연극배우가 이 작업에 퍼포머로 참여했다. 한 사람씩 각자 앉은 자리, 혹은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창틀을 보호막처럼 두른 채 이야기를 나눈다. 〈디스플레이스드〉와 〈디스어피어드〉의 후속작으로 기획하면서, 두 작품에 삽입된 노래 “I’m Displaced”의 멜로디를 편곡해서 사용하고 가사는 수어로 전달했다.

〈Such Wills: From Act V, Scene 7 to Scene 8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2026 / performance documentation / 4K / color / sound / 90′

공연이 하나 끝난 후 그리고 다음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막이 내린 무대에 남아 있는 배우와 스태프, 무대 소품 등 여러 층위의 개체들이 그려내는 무대 이면의 이야기다. 공연이 끝난 무대는 불 꺼진 거리 풍경처럼 다소 정체된 느낌으로 남겨진다. 무대 위의 오브제, 배경, 사람들이 해산하고 해체되기 전에, 여전히 현장에 남은 이들이 사유하며 연결되고 재가동하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따라서, 이 무대는 현장의 뒷면, 뒤(Behind)와 후(After)를 다루는 이야기인 동시에 여전히 기능을 멈추지 않은 잔존 세력들의 장이다.

〈Being Deprived – Finland 빼앗기는 것들 – 핀란드〉

2008 / SD / color / sound / 17′

핀란드 남부 투르쿠시에서 시작한 인터뷰 시리즈로, “빼앗김”의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이를 얼마나 의식하고, 각자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질문한다. 인터뷰에는 전시장을 찾아온 방문객과 지역 주민들이 즉흥적으로 참여했다. 전시장 내부에는 간단한 세트를 설치했다. 의자가 놓인 뒤쪽 벽면에는 투르쿠시의 일상적인 모습과 관광 명소를 촬영한 영상을 투사했는데, 참여자들이 직접 원하는 장소의 영상을 배경 화면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도 모니터가 설치되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이 이 과정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빼앗기고 있습니까? 또 이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십니까?”

〈Being Deprived – Korea 빼앗기는 것들 – 한국〉

2009 / SD / color / sound / 15’10”

한국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빼앗기고 있습니까? 또 이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십니까?”

〈Forty-nine Hills – Stories of Manshin: Janggun Bosal 마흔아홉고개 – 만신이야기: 장군보살〉

2010 / SD / color / sound / 9’10”

〈Forty-nine Hills – Stories of Manshin: Verses for Naeng Cheon 마흔아홉고개 – 만신이야기: 냉천별곡〉

2010 / SD / color / 5’37”

2010년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에 안양 5동에 기반을 둔 ‘오동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안양 5동에서 일 년여를 작업하며, 이 동네의 두드러진 특성 중 하나인 수많은 만신 집을 보았다. 당시 지도에 표기되지 않았던 이들의 위치를 표기해서 만신 지도를 만들며, 총 49여 개의 만신 집을 발견했다. 그중 방문을 허락한 몇몇 만신들에게 재개발에 묶여 있는 안양 5동의 미래를 점쳐 달라고 문의했다. 이때 제작한 총 3편의 인터뷰 영상 중에서 〈장군보살〉편과 이 과정에서의 소회를 정리한 텍스트 기반 작업 〈냉천별곡〉을 상영한다.

〈Being Deprived – Myanmar 빼앗기는 무엇 – 미얀마 1, 2〉

2014 / two-channel / HD / color / sound / 1편: 15’50”, 2편: 18’15”

미얀마 양곤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에게 질문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빼앗기고 있습니까? 또 이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십니까?”그리고, 인터뷰 사이에 그들이 전해주는 미얀마의 설화를 엮어 넣었다.

〈Storytellers 스토리텔러〉

2025 / SD / color / sound / 19’15”

2025년에 ‘사회적 망각’을 주제로 한 장기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을 개인전 〈오블리비오 1: 단편들〉(스페이스 애프터)에서 전시했다. ‘망각이 뇌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이나 외부에 의해 통제되거나 왜곡된다면, 개인의 의지와 선택으로 이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그중에서, 인터뷰이 2명의 목소리로 개인이 소장한 기억의 단편을 담은 작업이다. 인터뷰이들의 음성과 자막만 설치했었던 전시 버전이 아닌, 영상과 함께 편집한 첫 편집본을 상영한다. 삽입된 영상은 6mm 카메라 테이프에서 발견한, 옛 작업실의 동료들이 번갈아 찍은 걸로 추정되는 푸티지들이다.

〈Your Territory 너의 영역〉

2014/2015 / HD / color / 42’17”

미얀마의 어느 지역에나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들이 있다. 사람이 키우지 않는 개들은 순종적이지도 공격적이지도 않다. 도시 내 한쪽 코너가 주거지가 되고, 두어 블록 정도를 맴돌며 생활권을 유지한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이 영역을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이 도시를 장악하면 그 외의 모든 것들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게 되고 나머지 동식물들은 그 안에서 생존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보호 대상이고, 쥐나 바퀴벌레는 소탕 대상이다. 촬영 내내, 인간이 동물, 혹은 사물과 함께하는 것, 공간을 공유하는 것,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 것,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기억의 형성과 계승》 신광 개인전

《기억의 형성과 계승》 신광 개인전

전시기간: 2026. 1. 26.(월)~2. 26.(목)

전시장소: 요즘미술(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3층)

전시시간: 오후 12시~6시 

문의전화: 02-6958-5753 

▤ 오프닝:  2026. 1. 26. 오후 3시

▤ 휴관일: 2026. 2. 16. ~ 2. 18.(설날연휴) / 매주 월요일

▤ 작가와의 대화: 2026. 2. 14. 오후 2시, 선착순 20명

▤ 기획: 요즘미술

▤ 후원: 이반미모

신광 작가는 정체성이 환경에 의해 구성되는 측면을 다각도로 탐구해왔다. 이번 개인전 《기억의 형성과 계승》은 정체성이 형성되는데 기원이 된 장소에 대한 이야기 <선녀>와 정체성이 전수되고 이어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은 〈놀이터〉, 〈줄서기〉 그리고 자신의 학생들이 미술 전시를 하며 일어난 흔적을 소재로 구성한 〈선택과 미술작품〉이 소개된다. 

〈선녀〉 2025, 행위를 기록한 영상, 싱글채널, 46분53초

연길(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는 두 개의 ‘선녀’ 조각상이 있다. 하나는 연길 기차역 광장에, 하나는 연길 공원에 있다. 이 두 조각상은 나의 기억이 있을 때부터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모두 조선족 전통 복장을 한 여성 형상들이다. 어렸을 적 누가 이 조각상들에 대하여 말해준 적은 없었지만, 나는 이 형상이 ‘선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조각상들은 묵묵히 내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연길은 부르하통하라는 강을 경계로 하남, 하북으로 나뉜다. 조각상 하나는 하북, 하나는 하남에 자리하고 있다. 〈선녀〉작업은 어렸을 적 그렇게 멀게 느껴졌던 이 두 조각상을 빨간 실선으로 이어놓는 행위 작업이다. 

〈놀이터〉 2025, 사진, 29,7x21cm

우리 부부 사이에는 딸아이 한 명이 있다. 2015년 한국에서 태어나 만 2세를 갓 넘긴 2017년에 중국에 왔다. 나는 딸아이와의 관계에서 ‘기억의 계승’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접점을 찾으려고 한다. 

이 작품은 나와 딸아이가 함께 놀던(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장소(놀이터)들에 대한 기록 사진이다. 인물이 배제된 수십 장의 기록사진들의 연결고리는 나와 아이의 공통된 경험을 전제로 한다. 조선족인 우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딸아이는 아직 정체성 고민을 깊이 하지 않는다. 나의 선택에 의한 공통된 경험, 이 경험을 통해 아이도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줄서기〉 2026, 설치, 가변크기

딸아이가 태어나서 18개월쯤에 나는 아이에게 형상이 비슷한 여러 가지 색깔의 장난감 인형을 사주었다. 아이는 그 장난감들을 줄 세워 놓으면서 놀기를 좋아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많은 장난감을 사주었다. 딸아이가 커가면서 장난감의 수도 쌓여갔다. 18개월 된 아이가 어떤 이유에서 그 장난감들을 줄 세웠는지 알 수는 없으나, 나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원초적인 행위를 모방한다. 나는 전시 기간 동안 딸아이의 장난감들을 모두 대여했다. 그리고 전시장에 그것들의 줄 세우기를 시도한다. 

〈선택과 미술작품〉 2026, 사진 설치 벽화, 가변크기

이 작업은 2018년 내가 중국으로 돌아온 뒤 연변대학 미술학원에서 교직을 맡으면서 겪은 경험과 관계된다. 미술학원에는 학원이 운영하는 미술관이 있다. 학생들의 졸업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철수하면서 벽면에 페인트가 떨어진 자국들을 남겼다. 그 자국들은 여러 가지 형상들을 상상하게끔 했다. 나는 그 자국들을 측량한 후 액자를 씌워 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번 작품은 이 작업의 연장으로 두 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원작품의 사진 이미지이고, 다른 하나는 페인트가 떨어진 흔적을 벽화로 재현한 이미지이다.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Chapter 1. 이원우

요즘극장

‘요즘극장’은 20년 이상, 시간을 동력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움직이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업을 선별하고 순서를 정해 구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공개 작품이나 사적인 기록들까지 특별함이 수군대는 극장입니다. 상영시간을 잘 확인하세요. 하루 중 아주 잠깐, 혹은 종일 상영할지도 모릅니다.

🟢 전시제목: 《요즘극장: Chapter 1. 이원우》

🟢 이원우 작가소개:
2006년부터 핸드메이드필름메이킹 방식으로 실험영화와 사적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왔다. 최근작으로는 2024년에 말과 여성을 주제로 한 〈오색의 린〉이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로 국내의 영화제들에서 상영을 했다. 2019년에 미국과 한국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그곳, 날씨는〉이라는 장편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개인사와 한국의 현대사가 얽힌 장편 〈옵티그래프〉를 만들었다. 2014년에는 공동연출한 〈붕괴〉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단편 〈막〉으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불장군상을 2010년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단편 〈거울과 시계〉로 단편우수상을 수상했다. 명확하거나 깔끔하지 않은 이미지와 사운드의 불협화음과 거친 필름 입자의 움직임으로 나만의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해 왔다. 시간이 쌓여 내 목소리가 익숙해지면 더 많은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꾸준히 작은 이야기들을 이어나간다.

🟢 기간: 2026년 1월 10일~17일(월요일 휴관)

🟢 시간: 오후 1시~7시

🟢 장소: 요즘미술일층

<옵티그래프>

2017 / HD / color+b&w / sound / 103’

외할아버지의 백수(99세) 잔치가 끝난 후, 손주 대표로 생일카드를 읽은 나는 할아버지에게 자서전을 의뢰받는다. 2년 후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부탁은 숙제로 남았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며 연관 짓지 못했던 과거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필름메이커가 된 나는 나의 삶과 멀었던 이들의 장례에 자주 참석하게 되었다. 가족의 일로 미국에 잠시 살게 된 나는 국가와 국적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꿈나라-묘지이야기1>

2007 / HD / color / sound / 4’30”

꿈은 기억할 수록 불명확해진다. 필름을 만질수록 이미지는 변형된다. 죽음, 느슨한 휴식 그리고 환상

<거울과 시계>

2009 / HD / color / sound / 10’47”

기록과 기억, 보는 것과 보여주는 것. 내가 태어난 곳과 자라난 곳, 독일의 두 도시를 다녀왔다. 이 영화는 나의 기록을 찾아간 기억을 기록한 과정이다.

<그곳, 날씨는>

2019 / HD / color+b&w / sound / 65’

타임랩스로 찍은 미국의 시간과 한국에서 촬영했던 이미지를 중첩해서 새로운 시공간을 만든다. 그리움은 현재의 화면에서 의미를 얻고 일상은 미래의 그리움으로 저장된다.

<오토바이>

2008 / HD / b&w / sound / 7’

이동수단에 따라 시간과 풍경은 다르게 느껴진다.

<난시청>

2008 / HD / color+b&w / sound / 8’53”

2008촛불집회에는 많은 카메라가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든 사람 중의 하나였지만, 내 카메라는 햇빛이 있는 낮 에만 촬영 할 수 있는 필름카메라였다. 해가 짧았던 6월초, 나는 촛불의 행진을 찍지도 못했고, 물대포 현장도 찍지 못했다. 밤에는 소형 녹음기를, 낮에는 8미리 카메라를 들고 내가 볼 수 있는, 들을 수 있는 것만 기록했다.

<두리반 발전기>

2012 / HD / color+b&w / sound / 37’

내가 크리스마스 케잌을 먹었던 시간, 집근처 식당 두리반은 강제철거를 당했다. 빈자리에도 남아있는 무엇, 버틸 수 없는 상황을 버티게 하는 무엇은 무엇일까?

<살중의 살>

2010 / HD / b&w / sound / 10’27”

비슷하게 반복되지만 한순간도 동일하지 않은 내 몸의 경험들을 속옷, 엑스레이, 레이스 등을 이용한 포토그램으로 기록하고, 내가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내 몸에 대한 타자들의 경험들을 사운드 녹음 과 포토그램으로 생성된 사운드 파장으로 기록했다.

<오색의 린>

2024 / HD / color+b&w / sound / 80’

말을 지운 말의 길에서 말의 시간을 기억해 본다. 운동과 노동의 경계 에서 때로는 존재가 저항이 되기도, 체제가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 말의 귀와 입을 빌려 감각해 본다. 흐릿하지만 넓은 시야, 멀고 가까운 지나가는 혼잣말들.

<막>

2013 / HD / color / sound / 7’45”

바다에서 수영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어느 시점, 자유롭게 내가 가고 싶은 바다를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바다를 가로막는 벽과 내 신체의 변화를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을 영화로 상상하며, 16mm 필름으로 만든 막과 막 사이에서 나만의 바다를 만들어 물놀이를 해 보았다.

<이슬바다로 가다>

2007 / HD / color+b&w / sound / 4’51”

이 필름은 2006년 필름 워크숍을 중 시작한 나의 첫 번째 필름 프린트이다. 나의 첫 반려견 이슬이는 워크숍 기간 중에 죽었고, 나는 슬픔 속에 이슬이에게 미안해졌다. 이슬이가 13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를 필름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촌, 타운>

2009 / HD / color+b&w / sound / 4’10”

오랜만에 연락한 큰집의 전화번호는 없어졌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 은평구 진관동 기자촌을 찾았다. 변화와 훼손, 발전과 상실의 쉬는 시간. 기자촌이 은평뉴타운이 되기 전의 사이. 할 말은 숨소리로 대체한다.

<저수지>

2014 / HD / color / sound / 5’8”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고,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이 더 이상 교복을 입을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을 육아 중 스마트폰으로 지켜보았다. 1994년 4월 상인동 가스 폭발사고 당시 상인여중으로 등교하던 내가 떠올랐다. 상인동에는 저수지가 있었는데 저수지는 아파트단지가 되었고 대구의 첫 지하철이 만들어지던 때였다. 역 앞이자 공사장 앞에는 남중 남고가 있었고 수십 명의 학생들이 죽었다. 참사는 잊히고 집값은 올랐다. 

<왜 우리는 극장에 가는가>

2016 / HD / color / sound / 3’17”

극장에 관해, 영사에 관해, 필름에 관해, 필름 카메라에 관해 만들려던 영화를 만들기 도전에 좋아하던 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

2016 / HD / color / sound / 5’32”

그림자 없이 존재하는 것. 흘러가고 밀려가고 찾아오고 떠나가고 크고 작게 맴도는 당연한 것들의 포착.

<우리 이웃, 스위피>

2019/ HD / color / sound / 13’18”

미국에 이사 와서 살며 만난 첫 이웃은 옆집에 사는 스위피와 빌할아버지였다. 한살이였던 아이가 기저귀를 떼고 커가는 동안 친구가 되어줬던 스위피는 점점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서 아이에게 ‘죽음’을 알려주고 떠났다.  

<랜덤서울시티>

2019 / HD / color+b&w / sound / 7’26”

내가 다니던 길목에는 수많은 집회와 농성장이 있었다. 지나가며 찍은 푸티지들은 2008년에 찍고 바로 영화로 만들어진 <난시청>이 되기도 하고, 오래 묵혀 2017년에 만들어진 <옵티그래프>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과거가 된 이미지와 별도로 외국에 몇 년 살다 다시 서울의 관광객이 되어 자주 가던 길을 서울시티투어 버스로 관광했다. 내가 그 길에서 멀어진 사이에 사람들은 여러 번 모였고 농성장의 문구와 사람들도 바뀌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죽박죽이라 가만히만 있어도 랜덤 재생이 되고 있었다.

2회 요즘미술마켓

요즘미술마켓

요즘미술의 2025년 시작을 열었던 ‘요즘미술마켓’이 올해 마지막 행사로 다시 찾아옵니다.

‘요즘미술마켓’은 대형 아트 페어에서 볼 수 없는 ‘유쾌한 미술시장’이라는 목표로 예술가들의 다양한 형식과 실험을 존중하고자 매 회마다 주제를 가지고 행사를 열고자 합니다.

‘2회 요즘미술마켓’의 주제는 ‘물건처럼 보이는 작품’, ‘비물질 작품’으로 작업실이나 집, 작가의 몸이나 생각 속에 방치해 둔 ‘작품’들을 발굴합니다.

🟢 참가여작가: 강포도 권혁준 김용경 김정은 김희진 낫씽이즈리얼 류민수 류보미 백이준 왕경민&왕현우 우소아 이세린 이승연 이윤수 이은정 이현수 임은빈 조은비 지금창작단(왕경민, 임유빈) 채진숙 하진 허해민

🟢 행사기간: 2025년 12월 17일~ 12월 21일

🟢 행사시간: 오후 2시~ 오후 6시

🟢 행사장소: 요즘미술일층

요즘미술일층 개관전 《요기전》

《요기전》

요즘미술 기획전 작가를 위한 기금마련전시


참여 작가:

강홍구 권병준 김학량 김혜리 라킷키 류민수 박영선 서해근 송엘리 신정균 오인환 왕경민 이성훈 이영호 이윤수 이인협 이정근 임은빈 정정화 조혜정 채진숙 최수진 황귀영 황호진 (이상 24인)


전시 기간: 2025. 11. 23.(일)~12. 7.(일)
| 오후 1~7시 | 휴관일 없음

전시 오픈: 2025. 11. 23.(일) 오후 5시 

전시 장소: 요즘미술일층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1층)

구매 상담: 전화 02-6958-5753 또는 요즘미술일층사무실

비공개 작품설명: 매일 오후 7시 (전화 또는 홈페이지에서 예약 필수)


요기전은 요즘미술에서 전시할 작가(박영선, 신광, 황귀영)의 작업을 보고 후원할 작가를 모집하여 전시회를 열고, 관객은 이를 지지하는 마음을 구매로까지 이어나가, 내년에 전시할 작가들에게 금전적 도움과 응원이 되는 구조를 상상합니다. 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알 수 없으나, 작가의 친분으로 이뤄지는 미술계가 아닌 작업의 연대라는 가치를 기대하며 새로이 여는 요즘미술의 두 번째 전시장 ‘요즘미술일층’에서 개관기념전으로 열고자 합니다.

2026년 요즘미술 기획전 작가들의 작업소개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윤소린 개인전 《돌봄 유지 보수》

윤소린 개인전 《돌봄 유지 보수》

Solin Yoon Solo Exhibition: Care and Maintenance

전시기간: 2025. 9. 25.(목)~10. 30.(목)

전시장소: 요즘미술 + 요즘미술일층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1층/3층)

전시시간: 오후 1시~7시 

문의전화: 02-6958-5753 

[주최] 요즘미술

[기획/전시] 윤소린

[디자인] 맹성규

[전시설치/제작도움] 김순모, 김한울, 이윤수, 황귀영

[프로젝트진행 및 기술도움] Tomoko Sato & Issei Yamagata

[일한 번역] 콘노 유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요즘미술

“이 사업/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2025년 다원예술 창작산실’ 지원을 받았습니다”

거리-갖기

《돌봄 유지 보수》 전시는 동시대 아시아 여성의 시선으로 ‘돌봄’의 상상력을 탐구한다. 작가에게 돌봄이란 불가피한 심리적·신체적 노동이자 생존의 문제인데, 전시에서는 이를 개인의 안녕을 살피는 현대적 돌봄의 두 양상 ‘탈-친족관계’와 ‘탈-인간관계’라는 조건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의존과 거리의 역설적 관계 ― 의존이 주는 정서적 안녕과 동시에 남겨지는 신체적·감정적 자국 ― 을 통해 ‘어디까지 의존할 수 있고, 무엇까진 대체 불가능한지’ 질문한다.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은 관습적이지 않은 돌봄 관계가 형성되는 삶의 순간과 그 안에서 유지되는 ‘거리’의 개념을 드러낸다. 여기서 말하는 ‘거리-갖기’는 거리 두기를 통한 단절이나 배제가 아닌, 혹은 단순히 기술적 대체 가능성이나 차가운 분석도 아닌, 상대와 맺고 있는 관계의 진심과 그 ‘거리’의 의미를 관찰하는 것이다. 언어와 문화의 경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발현되는 이러한 ‘거리-갖기’는 타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이 되며,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관습적인 돌봄 관계의 재배치 가능성을 제안한다.

Holding the Distance

Care and Maintenance explores the idea of “care” from the perspective of contemporary Asian women. For the artist, the psychological and physical labor of caring is an unavoidable part of life and a matter of survival. The exhibition re-examines personal well-being under post-kinship and post-human relationship conditions. At its core lies the paradoxical relationship between dependence and distance — how dependence can offer emotional well-being while leaving physical and emotional marks. The exhibition asks, how much can we rely on others and what is irreplaceable?

The works present moments in which unconventional care relationships form and maintain within them the concept of “distance.” Here, “Holding the Distance” does not refer to separation or exclusion, nor is it simply a detached technical analysis. Rather, it is the observation of sincerity and the meaning of that “distance” in a relationship. Even, across linguistic and cultural boundaries, “Holding the Distance” proposes a new access point to understanding others, and suggests the possibility of reconfiguring conventional ideas about care from a female perspective.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

요즘미술 협력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

Isn’t it Beautiful, Like a Rainbow, That We Are Not One.

이반미술모임 15주년 기념전

기획: 오인환

장소: 요즘미술(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3층)

전시기간: 2025. 9. 6.(토)~9. 19.(금) 휴관일 없음

전시시간: 오후 2시~8시 

전화: 02-6958-5753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는 참여자들이 일상 속 물건들을 무지개 색으로 배열하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참여형 미술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인환의 기획 아래, ‘이반 미술 모임(이반미모)’의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게이(이반) 참여자들이 자신의 물건들로 무지개를 재현하는 행위는,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겪는 익명성과 함께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예술적 표현이다. 동시에 이 과정은 무지개라는 기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각자가 만든 무지개는 사용한 물건의 종류, 색상, 배열 방식, 상태에 따라 저마다의 개별성과 감각을 드러낸다. 이는 ‘무지개’라는 하나의 상징이 오히려 하나로 수렴될 수 없는 다양성과 차이의 집합체임을 보여준다. 이는 ‘다름’을 통해 생성되는 공동체의 형상을 제시하며, 정체성의 획일화를 거부하고 차이의 공존을 지향하는 것이다.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는 무지개를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단순화하거나 획일화하는 상징이 아니라, 통합될 수 없는 퀴어 공동체 내부의 다채로운 목소리와 개별성을 드러낸다. 이는 동질성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개념을 넘어, 시민 사회 전체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비판적 시선을 제공하는 것이다.

Isn’t It Beautiful, Like a Rainbow, that We Are Not One. is a participatory art project that invited individuals to select ordinary objects from their everyday lives and reconfigure them into chromatic sequences mirroring the spectrum of the rainbow, with the resulting assemblages documented through photography. Conceived and organized by Inhwan Oh, the project was realized in collaboration with members of Iban Art Gathering (Iban Mimo).

For gay (iban) participants, the act of reconstructing the rainbow through their own belongings functions at once as an artistic articulation of queer identity—performed under the condition of anonymity that sexual minorities must often negotiate within Korean society—and as a subtle gesture of disclosure. In this way, the project reimagines the rainbow as a signifier, reframing its symbolic resonance through the lived materiality of the everyday.

Each rainbow, shaped by the kinds of objects chosen, their colors, arrangements, and conditions, discloses its own individuality and sensibility. Considered together, these variations demonstrate that the “rainbow” as a symbol is less a unified emblem than an assemblage that resists convergence into fixed meaning. What emerges instead is the figure of a community constituted through difference—one that rejects the homogenization of identity and aspires toward the coexistence of multiplicity.

Thus, Isn’t It Beautiful, Like a Rainbow, that We Are Not One. positions the rainbow not as a simplified or homogenized emblem of collective identity, but as a prism refracting the multiplicity of voices and individualities within a queer community that cannot be reduced to unity. In doing so, it moves beyond a conception of community grounded in sameness, offering instead a critical perspective that prompts reflection on pluralism and diversity across the fabric of civil society.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미미 토토 해피》 한옥미 개인전

요즘미술 기획

《미미 토토 해피》한옥미 개인전

Okmi Han Solo Exhibition: Mimi Toto Haepiya

전시기간: 2025. 6. 14.(토) ~ 6. 29.(일)  휴관일 없음

전시시간: 오후 1시 ~ 7시 

* 2025. 6. 14.(토) 오후 5시 open

전시전경

작곡가 한옥미는 자신의 음악회에서 죽음, 혼란, 기억, 쉼 등의 주제로 음악적 구조를 실험하거나 음악가의 은유라는 형식을 빌린 추상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고백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삶의 대명제가 아닌 어딘지 친숙하게 연상되는 단어를 사용하여 전시를 연다. 한옥미 개인전 《미미, 토토, 해피》는 자신이 키워온 반려견 미미(2000~2013), 토토(2007~2020), 해피(2016~)에 대한 이야기이다. 십 수년간 작곡한 음악들에서 그는 자신과 함께한 개들에 대한 기억을 담아왔다. 이번 전시의 주된 설치에서, 그는 물질화된 숫자와 빛이라는 비물질을 통해 그 기억을 기념한다. 

은유적 표현과 추상적 언어로 감추어온 ‘마음의 집’이 있다. 

하우스 넘버로 표출된 숫자의 기억은 한 명(命)의 생명체, 그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기록이다. 

―작가노트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숫자를 읽으며 걷게 된다. 이 숫자는 작가가 미미와 토토를 만났고, 함께했고, 헤어졌던 일생의 시간을 뜻한다. 작가는 이 숫자가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만나는 문패처럼 읽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예전 연주회에서 간혹 무대를 가로지르는 긴 악보가 등장하면 연주자는 걸으며 연주를 해야 했다. 그런데 요즘미술 전시장에서, 관객의 걸음을 통해 숫자들이 스쳐 가도록 하는 연출은 그 연주의 퍼포먼스를 닮아있다. 이번 전시의 설치는 그렇게 걷다 멈추고 다시 걷는 행위, ‘산책’에 큰 의미를 두는 것처럼 보인다. 미미와 토토와 함께했던 유모차가 등장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것은 삶의 반려자인 개들과 함께했던 작곡가의 산책을 몽환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수면 속의 꿈과 일상의 환상은 작곡가의 삶으로부터 온 기억의 단편들―한 줄 일기이다. 

사소한 습관, 미소, 그리고 모든 여정 끝의 이별 인사…… 주인? 엄마? 친구? 그 누구였어도 상관없는 나는, 알고 싶다 너희들의 마음을. 내가 걷는 어느 길에나 너희들이 있다.

―작가노트

그의 음악들을 요즘미술 전시장에서 다시 들어보자. 너무나 많은 혹은 친절한 창작의 단서들이 나열된 전시장에서 그의 영상-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가 개들과 함께 산책하며 맡았을 냄새, 소리, 풍경 등을 소리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추상적 언어로 이해되었던 그의 음악은 매우 향기 나고, 무섭고, 서글프고, 사랑하는 섬세한 감정들로 다시 들릴 것이다. 요즘미술과의 인터뷰에서 작곡가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내가 그들의 생각 전부를 알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럴 거라고 추측하는 것들은 상상일 뿐일 수도 있죠.” 전시 《미미, 토토, 해피》는 “너도 들었니?”, “너도 느꼈니?” 하며 한 존재(인간)가 또 다른 존재(개)에게 말을 거는, 인간 한옥미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글: 박용석

전시전경

한옥미(작곡가)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후,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P.) 작곡과(사사: Gerard Grisey)와  파리사범음악원 작곡과 최고과정을 졸업했으며, EHESS-IRCAM 현대음악 이론 과정에 수학했고, 다수의 국제 작곡 콩쿠르(Gaudeamuce/ Valentino Bucchi/ MC2-BASS)에 입상했다.

귀국 후 ‘다르게 듣기 music in gallery'(2002 문예진흥원 다원예술부문 후원)를 시작으로, 문화일보갤러리초대전(2003/2004), TENRI cultural Institute gallery(2012, New York) 해외전시까지 개인전 ‘Music Exhibition’을 통하여 2025년 현재까지 작곡, 드로잉, 영상, 설치작업 등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해하기 쉽고 듣기 편한 동시대 음악’을 지향하는 ‘Music Poem’ 시리즈 공연들은 2011년부터 작곡가가 직접 텍스트를 쓰고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Storytelling Music’ 형태로 진화되었으며, 2014년에는 실험음악 작업-Performing Art, Music for Stage Setting, Clapping Sound, Abstract Mash Up, Hybrid Music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한 바 있다. 또한 어린이 음악극(2013-2014) 공연과 단편 영화음악(2015) 작업, 재즈/국악 연주가들과 협업(2014-2018) 등 활동의 폭을 넓혀가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멀티미디어 무대공연에서 작곡가 자신의 Media Art(audio-visual work) 작품으로 다중감각적 음악영상언어 계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 제23회 대한민국작곡상을 수상했고, 가톨릭대학교 음악과 작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25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서보경 개인전: 비상시 조각을 깨시오

요즘미술 기획

서보경 개인전: 비상시 조각을 깨시오

Suh Bo Kyung Solo Exhibition: In Emergency Break Art Piec

2025년 5월 24일(토) ~ 6월 10일(화)
13:00 ~ 19:00 (휴관일 없음)

Breaking Bread: 2025년 6월 10일 화요일 오후 5시(90분)

전시의 마지막 날 조각의 일부를 함께 나누는 자리를 가집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에 성함과 연락처를 남겨주세요.(선착순 20명) 
행사 중 얼굴을 포함한 일부 장면은 기록 목적으로 촬영됩니다.

참가신청은 마감되었습니다.

《비상시 조각을 깨시오》는 미술이 위기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물질적, 조형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과거, 식량을 저장하는 일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문화 속에서 음식은 점차 이미지로 소비되고, 사회적 경험으로 유통되는 기호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음식에 대한 감각과 인식을 재구성하고, 그것이 생존 수단에서 사회적 상징으로 전환된 과정을 조각 시리즈를 통해 풀어낸다. 이 조각들은 언제든 먹어 치워질 수도 있고, 부패하거나 존치될 수도 있는 상태를 동시에 지닌다. 이러한 불안정한 물질성은 다가오지 않은 위기에 대비하는 잠재적 생존 장치로서의 조각을 제안한다. 소비로부터 유예된 이 사물들은 전시장 안에서 고요히 대기하며, 어느 날 삶의 긴박한 요구에 반응해 작동하기를 기다린다.

<비상 조각: 비축된 조각>
이 조각들은 식재료를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숙성하고 건조한 뒤 밀랍으로 밀봉되었다. 각각의 조각은 대량 생산 체계가 요구하는 기호에 맞게 변형된 동물의 파편화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제작 과정은 미라를 만드는 기술과 유사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고대 피라미드 속 미라가 생명에 대한 신성한 경외를 상징했다면 이 현대의 유물은 생명 인식의 모호한 순간을 유예시키며 소비의 욕구를 일시적으로 지연한다.

<비상 조각: 고지방 오브제>
과거 인류에게 동물성 지방은 생존과 치유의 필수적인 자원이었고 극한의 환경에서는 생명 그 자체였다. 칼로리 과잉 시대에 음식에서 밀려난 ‘지방’은 사회가 무엇을 배제하고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드러내며 가치 기준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구성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고지방 오브제’는 관객의 피부로 조금씩 흡수되는 과정에서 감각의 전환이 구현된다. 이 과정에서 작품과 관객의 몸은 물리적으로 연결되고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하며 저항 없는 수용을 가능케 한다.

<비상 조각: 완벽한 한 쌍>
이 시계는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Untitled (Perfect Lovers)”에 대한 오마주로 ‘같음’과 ‘다름’, 그리고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불일치에 대해 말한다. 두 쌍의 시계는 동일한 레시피와 조건 아래 제작되었지만, 종균의 반응과 밀가루의 성질에 따라 미세한 차이를 품는다. 사용된 밀가루는 외형상 같은 재료지만, 한 쌍은 한국산 통밀가루와 중국산 통밀가루로, 다른 한 쌍은 한국산 백밀가루와 일본산 백밀가루로 제작되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과 지정학적으로 인접하지만, 오랜 역사적 충돌과 긴장을 축적해 온 관계이다. ‘밀가루’라는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같음’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쉽게 구축되고, 또 원산지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준다.

<비상 조각: 설명서>

<냉장고는 조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참여자 세 명은 자신에게 특별히 소중한 음식과 요리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각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공하여 밀랍으로 봉인한다. 이 오브제는 오랜 시간 저장 가능한 조각이 되어 각자의 냉장고 속으로 되돌아간다. 냉장고는 생존과 소비를 위해 작동하는 장치지만, 이 조각은 그 안에서 먹히지도, 부패하지도 않은 채 미각 이전의 상태로 머문다. 이 작업은 음식에 대한 개인의 기억과 정서가 타인의 손을 거쳐 물질로 변환되고, 새로이 형성된 형태가 다시 삶의 내부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Canvas’ Cabinet

전시명: Canvas’ Cabinet

기획, 참여작가, 디자인, 설치: 김륜아, 이경주, 이예지, 정주원, 진예리 

전시기간: 2025. 5. 4.(일)~5. 20.(화) 오후 1-7시(휴관일 없음)

오프닝행사: 2025. 5. 4. 오후 5시

Curation, Artists, Design, Installation: Luna Kim, Kion Rhie, Yeji Lee, Juwon Jeong, Yeri Jin.

Preface: Yeri Jin

Dates: 2025.5.4~5.20, 1~7pm(No days off)

Venue: 3F, 7, Hyehwa-ro 9 gil, Jongno-gu, Seoul. Art these days

《Canvas’ Cabinet》 작가와의 대화
일시: 2025. 5. 11.(일) 오후 2시
장소: 요즘미술(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3층)
참여작가: 김륜아, 이경주,정주원, 진예리
신청: 선착순 13명

전시전경

Canvas’ Cabinet

진예리

Canvas’ Cabinet은 회화라는 완결된 이미지를 위해 과정적으로 탈락되고, 소외되고, 버려진 수많은 사건들을 복기하여 재구성하는 전시이다. 이를 위해 다섯 작가는 캔버스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다. 김륜아, 이경주, 이예지, 정주원, 진예리는 각자 서랍 속과 머릿속을 뒤적이며 작품의 시작점을 돌이켜 본다. 이들은 완성된 회화 이미지 속에, 아무도 모르게 봉인된 시작점, 작업의 단초가 되던 흩어진 메모들, 과정으로부터 촉발된 우연한 시도의 흔적들을 그러모아 지나간 작업의 과정을 톺아보며 완성이라는 평탄화 과정과 함께 끊어내던 울퉁불퉁한 시간과 공간의 경험을 소환해낸다. 다섯 작가는 그림을 위해 재료들과 맺었던 촉각적 접촉, 압축된 이미지가 되기 이전의 만연체의 말들을 물질적 차원으로 제시하거나, 프레임 밖으로 밀려나 잘려나간 과거의 장면들을 현재라는 감각 안으로 소급하여 형태를 통해 건네는 말 없는 질문들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은 회화가 그저 입이 없을 뿐, 말이 없는 매체가 아님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의 제목인 캔버스의 캐비닛(canvas’ cabinet)은 자기지시적이면서도 자기복제적이진 않은 함의를 내포한다.

김륜아 전시전경

김륜아는 그리던 대상을 과감히 뒤덮고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며 회화를 완성해나간다. 이때 뒤덮이는 그림은 표면에 덧대어 그려질 대상의 생장을 위한 양분처럼 작동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조각 작업은, 완성된 화면 아래 묻혀있는 대상들을 화면 밖으로 되살려낸 것들이다. 도자조각들은 회화작업에 과정적 모티브로써 개입하고 기여하는데, 이는 그림의 완성을 돕는 것과 동시에 그림의 제물이 된다. 마치 누군가의 무덤 속 유물을 발굴하여 그의 정체를 유추하며 보이지 않는 과거를 반추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김륜아의 조각들은 완성된 표면 아래 매장된 이미지들 현재의 시공간으로 소생시켜 다시금 생명력을 부여한다. 김륜아는 자신과 회화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실과 충돌을 외면하거나 은폐하는 것이 아닌, 어쩌면 사장된 이미지들의 존재를 기억하기 위해 ‘상실 후 애도(grief or mourning)’처럼 존중과 위로를 동시에 표하는 것과 같다. 나아가 자연 건조한 점토 조각들은 전시 중에 관객에게 무료로 나누어진다. 이는 일종의 ‘의례적 장송(葬送)’으로, 작가는 그림에서 밀려나고 지워진 대상들을 완성된 그림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남기는’ 것이 아닌 ‘떠나보내는’ 것으로 결정한다. 그렇게 관객에게 건네지는 조각들은, 마치 소각된 유골에서 남은 뼛가루처럼 무게는 가볍지만 존재로는 무거운 잔여물이다. 김륜아는 그것들을 조용히 흩뿌리듯 건넨다. 결국 더는 주인의 것이 아닌, 기억의 유예로 남은 무형의 증거들은 관객의 손으로 전달된다.

이예지 전시전경

이예지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들은 길들여진 개라기보다는 들개에 가까운 야생의 느낌을 준다. 가늘고 긴 몸체와 날렵한 듯 단단한 이 개들은, 길 위를 여기 저기 떠돌며 거친 땅 위에 발을 붙이고 서있다. 꼿꼿함과 유연함, 뻣뻣함과 부드러움 사이를 흐르듯 오가는 형상은 개에게서 느낄 수 있는 친밀감과 낯섦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일련의 사건을 경험한 뒤 개를 매개하여 사라진 망자를 불현 듯 떠올리게 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사후세계, 이승과 저승 같은 종교나 신화적 관점에 기댄 상상은 아니었다. 이예지는 망자의 삶을 상상할 때 어렴풋이 스치는 주마등같은 것을 들개를 통해 매개한다. 그 결과 작품 속 개는 마치 경험해 본 적 없는 노인의 시간을 마주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남는 건 그저, 살아온 궤적을 더듬듯 그려보는 일뿐이다. 즉, 들개라는 형상으로 거칠게 요약되고 압축되었지만, 이는 이름 모를 감응된 기억이 망자를 소환하는 것이 아닌 망자의 전신(前身)이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고 끝나버린 삶의 궤적을 마주하게 되는 낯선 방식의 기억이다. 나아가 작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가버린 시간의 궤적이 남긴, 희미하지만 깊은 잔상을 다른 대상에서도 발견한다. <The Fish Plate>, <In Plain Sight>, <Cremare Speaks>는 기억하고 있으나 기록하지 못한 시간의 잔상을 붙잡아 그려낸 형상이다. 이들은 감각과 기억, 시간과 존재에 대한 사유의 여운으로 나아간다. 소멸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감각되는 것들에 대한 이예지의 회화는 그렇게, 존재의 부재를 응시하고, 그 여운을 현재의 감각으로 호출한다.

정주원 전시전경

정주원의 그림 속 대상들은 정확한 말로 수렴될 수 없는 감각들로 언어와 이미지 사이에서 꿈틀거리며 발화 이전의 상태에 머문다. 이는 마치 발아하는 씨앗처럼, 무엇이 될지는 이미 정해져있지만, 어떻게 자라날지는 모르는 존재들이다. 여러 상태로 뻗어나가는 선들이 모여 자라나는 형상들은 발랄한 회오리, 주춤하다 지지직 그은 선, 무겁고 고집스러운 막대 같은 것들이 되어 한 화면 안에서, 서로를 밀고 건드리며 계속해서 움직인다. 갑자기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몸이 슬쩍 밀리는 기분처럼, 말로는 전할 수 없는 장난스런 관심처럼, 선과 형태들은 상황과 태도를 담는 의태형(形) 혹은 의성형(形)이 된다. 작가는 언어로 환원되지 않는 감각의 잔류들을 수집하고, 회화의 해석적 측면에 은근슬쩍 등을 돌리며 관객에게 슬며시 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밀어 넣기를 시도한다. 소통에서 발생하는 엉뚱함과 기민한 감정선으로부터 출발하여 자신의 회화적 발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며 이러한 방식은 의미의 전달이 아닌 감각의 건드림(touch)에 가깝다.

이경주 전시전경

이경주는 여러 칸으로 분할된 관을 만들고, 그 안에 작가가 상정한 캐릭터인 ‘좀비 소녀’의 삶의 단면들을 수납한다. 칸마다 담긴 대상들을 보고 있자면, 정갈하게 모아둔 신체의 일부들, 강박 혹은 집착적인 희망처럼 보여 짠한 마음이 드는 네잎클로버, 사물과 풍경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화면들이 포착된다. 칸칸이 쪼개진 형태의 관은 온전한 신체도, 시체도 담을 수 없는 구조이기에, 분절된 상태로 담긴 대상들은 마치 관의 형태를 흉내 낸 서랍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미 죽음과 비루한 갱생을 거치며 ‘나’라는 온전함을 잃은 전적이 있는 좀비소녀에게, 이 서랍은 단순한 수납의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관은 오히려 은밀하게 수집해온 것들을 저장하는 ‘쉐도우 박스(shadowbox)’같은 것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이런 저런 삶의 흔적들이 들어찬 닫힌 방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은 이를 자유롭게 열고 닫으며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관은 단순히 그림을 보호하거나 돋보이게 하는 액자의 기능을 넘어 의미와 상징을 내포하는 ‘서사의 지지체’가 된다. 즉, 각 칸마다 존재하는 서사적 단서들은 작가가 상정한 ‘좀비 소녀’라는 허구적 인물을 구성하기 위한 장치이다. 좀비소녀라는 사후적 캐릭터는 끊임없이 먹어치우지만 계속해서 허기진 상태를 마주하며 신체의 잔해를 모으고 자신의 관 안에 은밀하게 전시한다. 이는 계속되는 욕망과 이로 인해 해부되는 자아의 모순에 대한 유희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재구성으로, 풀려고 할수록 더욱 엉키고 마는 실 뭉치처럼 입 안에 머물며 소화되지 못한 채 되풀이되는 혼잣말이다.

진예리 전시전경

진예리는 회화적 행위를 보다 자유롭게 확장하기 위해 OHP필름 여러 장을 연결하여 팔레트로 사용한다. 긁어내고 문지르고 흩뿌려지는 행위가 축적된 결과물로서의 팔레트는, 그림에선 결코 볼 수 없는 레이어의 뒷면을 보여준다. 팔레트의 앞면과 뒷면은 완전히 다른 색채와 구성으로, 작가는 평면의 앞면과 뒷면이라는 양면성과 이중성을 자신의 회화로 끌어들인다. 표면이면서 이면인 것, 그림이 아니면서 그림 같은 것을 가시화하기 위해 팔레트의 양면을 오리고 붙이면서 조형적으로 배합하여 조각을 만든다. 그리고 쓰고 버릴 팔레트를 소중한 물건인 냥 모아온 애착과, 오밀조밀한 조각들을 ‘픽시’라는 요정이 인간이 버린 하찮은 물건들을 보물처럼 간직하는 특성으로 연결한다. 작가는 팔레트로 조각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팔레트를 오려서 그림에 붙이거나, 팔레트에 남은 물감들 위로 레진을 부어 투명하게 포를 떠낸다. 나아가 팔레트를 붙이던 풀(Glue)은 드로잉 재료가 되어 캔버스 위에서 반투명한 선이 된다. 6개의 연결된 회화는 ‘~’혹은 ‘?’의 형태를 연상시키는데, 이는 여기저기를 오가듯 평면과 입체 사이를 들락날락 거리며 빛과 동선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적 체험을 유도한다. 관객이 적극적으로 공간을 경험할수록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빌 조각들은 자연스레 관객의 동선을 제한함과 동시에 작품에 가까이 다가서게 만든다. 그림 속에 숨어있는 팔레트의 흔적들, 그림과 같은 조형적 태도로 제작된 조각들은, 작고 장난기 많은 픽시가 일부러 길을 잃게 만들고, 물건을 숨기는 등, 장난을 치지만 때때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결국 그림에 숨어든 팔레트들은 관객을 방해 할지, 도움을 줄지 작은 개입을 노리며 기웃거린다.

이처럼 『Canvas’ Cabinet』은 회화라는 결과물에 수렴되지 않은, 혹은 애초에 수렴되기를 거부한 감각과 기억, 행위와 잔여물들을 수집하고 배치하는 다섯 작가의 이야기이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면 바깥을 호명하는 이들의 작업은 회화가 봉인한 과거들을 다시 끌어내며, 이들은 마감된 회화의 시간 너머로 몸을 기울여 잘려나간 시작점과 빗겨나간 감각들을 다시 불러내 ‘지금’이라는 입을 빌려 되묻는다. 그리고 이렇게 획득한 목소리는 어느새 회화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굳게 닫힌 표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하나의 ‘캐비닛’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