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조혜정

요즘극장

‘요즘극장’은 20년 이상, 시간을 동력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움직이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업을 선별하고 순서를 정해 구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공개 작품이나 사적인 기록들까지 특별함이 수군대는 극장입니다. 상영시간을 잘 확인하세요. 하루 중 아주 잠깐, 혹은 종일 상영할지도 모릅니다.

🟢 전시제목: 《요즘극장: Chapter 5. 조혜정》  

🟢 조혜정 작가소개:
조혜정은 2000년부터 꾸준히 여성, 정치, 문화에 관한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영상, 사진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더 플로우 오브 공’(공간투), ‘밀실과 장치Public Torture’(복합공간 에무), ‘재구성의 경로들Unfinished Work’(갤러리 정미소), ‘대안적 연대기From Dust to Dust: Chronicles of Women in Naegok-ri, Kyungsang Province’ (체어즈온더힐), ‘성권력의 문화적 각본들The Cultural Scenarios of Gendered Power’(일주아트하우스) 등 7번의 개인전과 MMCA 다원예술프로젝트 예기치않은Unforeseen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멀티프로젝트 홀), 미디어시티서울 ‘귀신 간첩 할머니’, 광주비엔날레 ‘만인보’ 등 국내외 전시와, 서울독립영화제, 에딘버러 필름페스티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전주국제영화제, DMZ국제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 등의 영화제와 페스티벌에 참여했습니다. 

2004년에 버클리 비디오앤필름 페스티벌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Award of Excellence, 2009년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2009년 서울국제실험영화제 Korean EXiS Award, 2015년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한국대안영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사적인 것은 정치적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1969)라는 캐롤 하니슈의 슬로건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개인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행위나 사건이 사회적으로 작동되는 젠더정치적 역학에 의해서 규정되기 때문에 개인적 경험의 적극적 사회문제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문화적인 생산과 미술에서의 재현이 이데올로기적이며 정치적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문화적, 계급적, 인종적으로 윤리적인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여성미술가로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 기간: 2026년 3월 7일~3월 15일(월요일 휴관)

🟢 시간: 3시30분~8시 

🟢 장소: 요즘미술일층

🟢 무료관람

〈위대한 타자들 Grand(m)others〉  
2007 / SD / color / sound / 20′
시대를 앞선 성해방의 선구자였지만 객사한 나혜석, 일본제국주의에 희생되어 타국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던 문옥주, 현모양처로 열심히 살았지만 아들에게 외면당하고 생활마저 곤궁해졌던 윤복순(본인의 외할머니)의 흔적을 따라가는 비디오 포엠


〈향항 Scented Port〉
2008 / SD (8mm 필름) / b&w / no sound /15′
홍콩 섬 센트럴 지역에 일요일만 되면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만의 이주여성노동자들. ‘아마amah’라고 부르는 가정부들로 공식적인 휴일인 일요일에 일할 필요가 없는 대신 주인집 식구들을 위해 오전부터 저녁까지 밖에서 지내야 한다. 물가가 높은 홍콩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거리를 점거하며 동향출신끼리 모여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한다. 신제국주의의 복합적 영향력이 하강하여 일상적 삶 속에 스며든 모습을 촬영한 8미리 영화


〈담을 넘어가는 경우의 수 NUMBER OF CASES CROSSING OVER THE WALL〉
2018 / FHD / color / sound / 9’30”
가사노동을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포착되지 않는 ‘비체(abject)의 노동’으로 규정하고, 공간 속에서 반복되는 신체 수행을 통해 규제 관습에 저항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담이라는 구조물을 넘는 반복적 지시와 수행의 리듬 속에서 발생하는 차이와 변형을 목격하며, 자본화된 공간의 틈새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재현의 실천을 가시화한다.


〈밀실과 장치 The Public Torture〉
2017 / FHD / color / sound

-원숭이 Monkdy 3’25”

-임금님의 귀 Ears of the King 13′ 54″

-내기 Wager 5’22”

-나비잡는 병 Chasing a butterfly 6’48”

-양산도-덫 Yangsando; the trap 7’27”

다음은 김현철이라는 재미언론인이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겨례저널>에 썼던 칼럼이다. 미국으로 이민 갔던 영화배우 김삼화를 인터뷰한 자료를 근거로 썼던 칼럼인데, 지난 대선에서 문제가 되어 검찰이 내용을 허위로 판단, 트위터에 올린 이들을 기소하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씨는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6세부터 무용을 시작하여 조선무용연구소 한성준에게 사사했으며, 성신여중 재학 당시 15세의 나이로 미국대통령 특사환영 연회에서 공연을 하는 등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1955년에 김기영 감독의 ‘양산도’에서 주연을 맡으며 영화데뷔를 했다. 촉망받던 여배우로 활동하던 김삼화는 결혼하여 아들을 둔 유부녀였는데, 청와대 채홍사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각하께서 모셔오라는 명령이십니다. 잠깐 청와대에 다녀오시게 화장하시고 15분 이내로 떠나실 준비를 하세요.” “이제 갓난애의 엄마로서 신혼 유부녀입니다. 홀로 있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저는 좀 빼줄 수 없을까요?”하고 애원했지만, “잠깐 다녀온다는데 웬 말이 그렇게 많아요?”하고 위압적인 자세를 취한 채홍사의 자세를 보고 더 반항했다가는 자신도 또 영화제작 스텝인 남편도 당장 영화계에서 매장될 것을 안 여자는 순순히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다. 안내된 곳은 청와대가 아닌 궁정동 안가였고, 그 다음날 새벽까지 각하의 성노예가 되었다. 한 달이 지난 뒤, 남편과 강제로 이혼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각하는 한밤중에 여인과 몸을 섞고 나서 부자 미국인을 소개할 테니 당장 결혼해서 미국으로 가 살라고 명령했다. 박정희 에 의해 강제로 미국으로 쫓겨난 김씨는 박정희의 상습적인 성폭력의 두려움으로 평생 고통을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알려졌다.

⌜밀실과 장치⌟는 망자가 된 김삼화를 의식적으로 소환한다. 주체(혹은 자아, 우리) 내면에 억압해 두 었던 자아의 부정성을 마주하도록 해주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 파편화된 공포를 편재화시키도록 우리 내부에 억압되고 소외되어 버린 어떤 불편하고 기괴한 느낌을 분출하도록 유도하며 시대정신을 왜곡과 과장으로 표현한다.

4개의 비디오 ‘원숭이’, ‘임금님의 귀’, ‘내기’, ‘나비 잡는 병’은 분열에 관심을 두고 신체와 형상의 전경화를 보여준다. 움직이는 동작 뿐만 아니라 느린 동작, 발을 들고 손을 옮기고 걷고 눕고 몸의 중심을 옮기는 동작, 행동의 상황을 다변화하고 행동과 장면을 확대하여 부각시킨다. 생체역학 연기처럼 무대가 되는 현장에서 행위하는 기계장치인 듯 자율신경 제스처로 신체적 반응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도록 한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신음들, 단조로운 소리. 신체는 오브제가 되고 오브제가 신체가 되어 분열된 주체가 되고 존재의 실재 조건을 상상적으로 재현하면서 퇴행한다. 

16미리 필름으로 제작한 ‘양산도-덫’은 영화 <양산도>에서 나온 변주이다. 여러 씬을 재촬영하고 현상하고 프린트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시간성과 공간성을 해체하여, 쇼트들이 충돌하게 하고 불안감을 조성한다. 서사들을 동기화시키는 쇼트들의 봉합보다 동요와 혼란, 야만에 대한 공포를 포착하여 비참하게 버림받은 망자를 담는다.


〈대안적 연대기 From dust to dust : chronicle of women in naegok-ri, kyungsang province〉
2008 / SD / color / sound / 49′
본인의 전(前) 호적지인 경상남도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를 1년여 동안 참여 관찰하며 이 지역 여성노인들의 생활을 기록한 영상물

〈부산텍사스 Pusan Texas〉
공동작업 / 머트리아키Matriarchy (오진영, 이휘라, 조혜정)
2004 / SD / color / sound / 45′

4명의 여성들로 이루어진 그룹, 가모장제(Matriarchy)는 2000~2004년까지 프리챌Freechal을 통해 후기식민주의 postcolonialism과 여성주의 Feminism에 관한 토론을 활발히 진행하였다. 부산텍사스는 그 스터디 중에 제작된 것이다. 부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부산역 맞은편 초량동 텍사스 거리는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미군전용 윤락가였다. 하지만 후방기지에서 미군들의 수가 감소하면서 사양화되다가,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러시아 보따리상들이 들어오면서 외국인 상가의 면모로 바뀌었다. 부산에 정박하는 외국 선박들을 통해서 들어오는 외국인 선원들, 노동자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물건도 사고 클럽에 가서 여흥을 즐기는 장소로 변한 것이다. 거리에서는 러시아 여성들의 매춘도 늘어나면서 한국 남성들의 출입이 매출에 큰 공급원이 되었으며 외국인 거리는 점차 한국인들에게도 말초적으로 조립되어 공개되기 시작했다….


〈홀드 미 Hold Me〉
공동작업 / 김숙현, 조혜정
2013 / FHD / color / sound / 9’15”
스크린 안과 밖이라는 이원적 시공간을 교차시키며, 상영되는 이미지와 실재하는 안무가의 신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안무가의 무용은 스크린 내부의 강렬한 운동감각적 이미지와 조우하여 현실 퍼포먼스와 결합하며 시공간의 확장을 꾀한다. 


〈감정의 시대: 서비스노동의 관계미학 The Emotional Society on Stage〉
공동작업 / 김숙현, 조혜정
2013 / FHD / color / sound

-역할부여 Role Assignment 5분 40초 

(김숙현) 역할부여의 과정을 마네킨을 조립하고 그 위에 유니폼을 입히는 것으로 표현한다. 이는 시스템 안에서 사회적 역할이 부여되고, 복장을 갖춤으로서 요구되는 몸과 정신 그리고 감정까지 갖추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던 바. 용모 및 유니폼 대한 관리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견딜 수 있겠는가 Can you withstand 23분

(김숙현) 2분 30초 동안 나의 지휘 아래, 퍼포머가 해석되어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 견디기 어려운 동작을 견뎌내는 것이다. 이 때 나는 계속 ‘웃어주세요’라는 주문을 한다. 이 때 상황을 구체화해주는 것은 사운드이다. 멈춰진 동작과 과장된 사운드 안에서 퍼포머는 시간을 견디고, 감정을 조정한다. 그리고 그 견뎌낸 시간은 ‘컷’이라는 강제적인 시간의 종료로 마무리된다. 봉합되지 않은 영상의 지속시간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웃도록 노력하라’는 주문으로 뒤틀려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2분 30초 간 우리는 이들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와 떨리는 몸 그리고 해석된 환경을 시청각적으로 면밀히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리듬생산 Rhythmic Production〉
공동작업 / 김숙현, 조혜정
2016 / FHD / color / sound / 12’30”
이 작업은 가정용과 사무용 의자를 만드는 안산의 작은 공장에서 촬영되었는데, 공간 속에서 봉제, 싸개질, 조립, 교정, 청소, 포장, 배송 등 여러 개의 공정들이 어우러진 다양한 움직임의 율로 표현되는 복합리듬성이 포착된다. 그 리듬은 반복적이지만 동일한 것의 무한 복제가 아니라 공간의 시간성, 시간의 공간성이 변증법적으로 결합되어 차이가 생산되고, 차이와 반복이 창조적으로 관계를 맺어 끊임없이 변형된다.


〈스크린+액션! Screen+Action!〉
공동작업 / 김숙현, 조혜정
2016 / FHD / color / sound / 24′
<스크린+액션!>은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 ‘노스페라투Nosferatu’를  보던 한 관객(무용수)이 스크린에 개입하면서 시작되는 영상 퍼포먼스 극이다. 금화가 나오는 주머니를 주겠다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그림자를 팔게 되면서 벌어지는 동화적인 일들을 겪고 현실로 돌아온다는 내러티브를 가진다. 이야기는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가 쓴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와 안데르센의 ‘그림자’를 조합하여 구성되었고, 프리드리히 무르나우 감독이 연출한 표현주의 공포영화 ‘노스페라투’(1922)를 차용하여 1초에 18프레임이라는 초기영화적 시간과 실내라는 공간에 한정하여 작업하였다. 


〈안녕! Annyung!〉
공동작업 / 이은정, 조혜정
2024 / FHD / color / sound / 13’30”
코로나19대유행이 끝나지 않은 2021년, 인디아트홀 공은 2012년부터 장기임대 해오던 공장부지가 팔리면서 11월에 문을 닫게 되었다. 인디아트홀 공이 있던 공장이 완전히 사라지고 BH메타플렉스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 장소 앞에서 퍼포머는 ‘안녕’을 고하며 선유선로30길 30(양평동1가)에서 경인로 790(문래동1가) 공간투GONG-ganTOU까지  ‘다르게’ 걷는다.

〈젠더와 제스처 그리고 공간에 관한 실험 An Experiment on Gender, Gesture and Space〉
공동작업 / 조윤경, 조혜정
2001 / DV / Color / sound / 16′
몸이라고 하면 표정, 말투, 음성, 움직임 등을 포함한 제스츄어부터 시작해서 생김새, 몸집 등 신체적인 특징이나 성형, 다이어트 등의 신체관리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먼저 한국 여성의 제스츄어 가운데 매우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간추려서 따로 편집을 하였다. 그런 다음 촬영공간에서 남성들에게 여성적인 동작들을 보여주면서 가능한 한 똑같이 따라하도록 지시하였다. 이때 방 안에 두 대의 모니터를 설치하여 남성들이 한 모니터를 통해 여성들의 동작을 보는 동시에 다른 모니터를 통해 그 동작을 따라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남성들이 동작을 따라하는 과정 중에 우리들과 함께 끊임없이 그것에 대해 분석하고 토론하게 하였다. 이 실험은 사람들의 몸이 얼마나 치밀한 성적억압의 모드에 익숙해져 있는지를 ‘낯설게 하기’의 방식으로 드러낸다.


〈성권력의 문화적 각본들 The cultural scenarios of gendered powers〉
2003 / DV / Color / sound / 30′
주관적 서사 속에 내재된 공통의 성차별적 현실을 공론화하며,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을 위한 역할극이다. 진행과정에서 행위자들에게 단순한 인터뷰 언어의 반복이 아니라 그들의 화장법, 의상, 헤어스타일, 제스처 등 사소한 것들 전부를 재현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역할 행위자들은 자신들이 재현한 대상에 대해 느끼던 이질감을 극복하고 이해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리틀 시카고, 동두천 Little Chicago, Dongduchon〉
2005 / DV / Color / sound / 25′
‘리틀 시카고, 동두천’은 한국 기지촌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갈등을 표현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한때는 ‘리틀 시카고’로 불리면서 지나가는 개도 미제깡통을 몰고다닌다는 말이 돌만큼 호황을 누렸던 동두천 보산동은 미군감축과 후방 재배치 등으로 심각한 존폐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양공주, 양키창녀, 유엔 레이디 등으로 비하되어 불렸던 매춘 여성들은 서구 소비상품문화의 이입과 순응, 그 모순을 상징하며 이들은 군사정권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 미군의 입장에서는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상품화하여 생긴 것이다.  기지촌에서 생존을 위해 몸을 팔며 30여년의 세월을 보낸 한 여성(하선애)의 입을 통해서 남성/국민이라는 집단적 주체가 여성/비주체에 가한 상처와 고통을 조명해봄으로써 한국 여성들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가해지는 가부장적 이해관계와 탈식민적 상호작용을 드러내려고 한 작업이다.


〈친숙한 이방인들 Intimate Strangers〉
2006 / DV / Color / sound / 55’모니터 1 | 연속상영
55분으로 구성된 ‘친숙한 이방인들Intimate Strangers’(2006)은 미국에서 10여년간 생활해오던 33살의 여성 엔지니어, 스닉다 버마Snigdha Verma가 인도로 돌아가서 올케의 남동생과 결혼식을 올리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며칠동안 계속해서 다양한 예식들이 치루어지고 가족과 친척들이 축가를 부르고 춤을 추며 전통적인 음식들이 제공된다. 스닉다 버마의 결혼식이 열흘 동안 진행되는 동안 우연히 알게된 또다른 인도여성 벨루 사라스워디, 본인의 어머니가 등장하는 35년전 약혼식 필름, 현재에 치뤄진 동생의 결혼식 촬영씬들이 오버랩되면서 다수의 여성들이 의식적인 면에서는 자발적이고 평등한 결혼관을 추구하지만 결혼관행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평등하고 비합리적인 가치들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이 부딪치는 억압의 현실들을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살펴본다. 

〈센서스 코뮤니스 Sensus Communis〉
2006 / FHD (16mm 필름) / color+b/w / sound / 60′
일터이며 거주지이기도 한 작업실과 연관된 작가들의 사정은 매우 다양하다.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공간에 담긴 불평등, 한 평의 주거 공간을 확보하기에도 벅찬 부동산 가격폭등의 시대에 작업실을 소유(혹은 임대)하여 예술생산을 하는 작가들은 사유와 현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지속해오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얼굴 Faces〉
2025 / FHD (16mm 필름) / b/w / sound / 7′
끝없는 반복은 대상과의 거리를 벌어지게 하고 기억보다는 수행에 가까워지게 한다. 디테일이 사라지고 형태로만 존재하고 손의 수행성만이 과정을 이어가고 시각적 리듬을 만든다. 빛과 어둠의 교차를 통해서 감각을 물리적으로 포착하고 미학적 이미지를 만드는 즐거움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통: 상실한 것에서 그들이 기억하는 것 What They Remember From the Lost)〉
2009 / SD (16mm 필름) / b/w / no sound / 20’50”
개인적, 사회적인 통증에 관한 작가의 기억과 심정들을 담은 영상물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연속적으로 잃어가면서도 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삶을 조여 오는 현실에 마주하며 저항하는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다. 올 초 세상을 떠난 지인과 함께한 여행의 모습, 그 지인의 죽음 이후 현실에 남겨진 지인의 가족들의 모습, 아이를 위해 젖을 먹이는 어머니의 무료한 오전시간의 모습 등을 통해 인간의 사적인 통증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올해 5월에 있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해 광화문분향소를 찾은 시민들과 공권력 간의 대치와 같은 공적인 통증을 함께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람의 기억은 유한하며 점진적으로 소멸하지만 영상이라는 증거물들은 기억을 응고시켜 시간에 저항하고 절실하게 다시 돌려 멈춰 놓는 현재성을 지닌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조혜정은 핸드메이드 필름 과정을 사용함으로써 자연적으로 필름에 발생하는 손상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이러한 표현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성을 더욱 모호하게 한다. 한 개인의 시선에 의해 포착된 단편에 지나지 않지만 <통>은 2009년 상반기에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재구성의 경로들 Unfinished Work〉
2011 / SD (16mm 필름) / color+b/w / no sound / 31′
유관순은 식민지의 수난과 저항을 대표하는 여성 영웅이지만 침탈당하는 육체의 주인으로서 그의 발언을 들을 수가 없다. 주체로서 여겨지기보다는 타자로서 대상화되며 저항은 사라지고 가부장적인권위와 식민주의적 통제가 여성의 위치를 재구성한다. 왜 우리는 여전히 ‘유관순 누나’를 잘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