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김숙현
요즘극장

‘요즘극장’은 20년 이상, 시간을 동력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움직이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업을 선별하고 순서를 정해 구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공개 작품이나 사적인 기록들까지 특별함이 수군대는 극장입니다. 상영시간을 잘 확인하세요. 하루 중 아주 잠깐, 혹은 종일 상영할지도 모릅니다.
Chapter 6. 김숙현
🟢 전시제목: 《요즘극장: Chapter 6. 김숙현》
🟢 김숙현 작가소개:
김숙현의 첫 영상 작업의 제목은 <빨>이었다. <빨>은 글자의 감각적인 형태와 발음 형식에 퍼포먼스를 더한 요상꾸리한 결과물이었는데, 이는 이후의 작업을 예견한다. 곧장 그녀는 언어 질서에 포획되지 않는 무엇을 찾아 토끼굴로 뛰어들었다. 김숙현은 20년 이상 토끼굴 안의 정체모를 텍스트를 낚기 위해 여러 형식을 결합하고 해체하며 읽고, 해석하고, 만들고 있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탐험 과정의 불안과 재미를 소중하게 지속하고 있다.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에서 이러한 교묘한 즐거움을 알리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또 다른 굴을 개척할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20년 이상의 토끼굴 탐험으로 얻어낸 결과물은 전시장 1과 전시장 2에서 선보인다. 전시장 1에서는 세 개의 섹션으로 묶음 상영한다. ‘호출’은 텍스트 세계를 직접적으로 불러와 접점을 만든 영상물이다. ‘배치’는 텍스트 세계를 사회공간으로 불러온 영상물 모음이다. 마지막으로 ‘결합’은 퍼포먼스와 결합해 텍스트를 확장한 영상이다. 전시장 2에서는 <the world beyond the text>가 연속 상영된다.
🟢 기간: 2026년 5월 8일~5월 17일(월요일 휴관)
🟢 시간: 오후 4시~7시 30분
🟢 장소: 요즘미술일층
🟢 무료관람

Section 호출 (4시~)
〈우주공허〉
2005 / DV / color / sound / 9’ / 곽언영 공동연출
연인과 헤어진 남자는 집에서 나와 약속장소로 간다. 그는 걷는 동안 많은 상념에 잠긴다. 상념은 명제의 형식이든, 그저 실의에 찬 읊조림이든 그와 함께한다. 갈수록 우울해지는 남자는 스스로 식물이 되어 우주를 배회하는 상상으로 그 우울증을 극복한다. 하지만 약속장소를 향하던 중 본 장면들, 뇌까림, 우울증의 극복의 상상은 온전히 그 자신만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영화 속에서,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보았던 수많은 기표들의 뭉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the crossing〉
2007 / HD / b & w / sound / 10’
영화의 기본물질인 필름 위에서 이미지는 글자나 기호가 그러하듯이 또 하나의 물질적 흔적이다. 이 물질적 흔적들은 읽히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다른 이미지나 시각기호, 그리고 문자언어들과 적극적으로 서로 교차한다. 의미 구연의 노력과 가시적 언어의 형태성이라는 이중적 양상이 영상 속에서 또 다른 활기를 불러일으킨다.
〈총천연색 특선만화〉
2016 / FHD / color / sound / 8’
국내영화의 장기 불황으로 어느 정도 흥행을 보장받는 아동용 애니메이션 제작이 활발하던 70-80년대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과도하게 표절했으며, 또 반공교육을 목적으로 삼기도 했으며, 노동집약적인 셀 애니메이션 공정을 하청 받아 경제적 수입을 창출 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생산된 70년대 애니메이션 푸티지들을 재배열하고 그 위에 다른 스토리를 더빙으로 덧입힌다. 더빙된 언어들은 70년대의 시대적 언어들과 분위기, 사건, 현상 및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농축된 것이다. 특히 70년대 어린이와 관련된 담론들, 그리고 새마을 운동과 함께 전개되면서 정신개조를 외쳤던 새마음 운동을 패러디한 스토리는 웃음을 자아낸다. 70년대의 뒤틀린 사회, 정치, 문화적 양상이 어린이들이 개봉되기만을 기다리던 ‘새로운 총천연색 특선만화’로 탄생된다.
〈너는, 어디에도 없을거야〉
2016 / FHD / color / sound / 26’
바쁜 스케줄로 하루를 보내는 소녀는 이상한 세계로 빠진다. 다양한 관점을 체험하고, 법칙들을 익히며,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행위들을 관찰한다. 그러나 다 만족스럽지 않고, 빠져 나오고만 싶다. 그렇다면 이제 소녀는 세계에서 자신이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떨쳐내고, 이 ‘이상한 세계 속의 나’를 질문하는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
Section 배치 (5시~)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3동〉
2007 / DV / color / sound / 10’ / 곽언영 공동연출
부산광역시의 오래되고 낡은 동네, 광안3동은 학교, 관공서도 없으며 갈매기 한마리 볼 수 없는 주택가지만 곧 재개발될지 모른다는 기대에 차있다. 근사한 간판 하나오르내리지 않는 조용하고 꽉 막힌 공간에서 꾸는 자유와 꿈은 모두 이 공간을 벗어나려는 데서 시작했다. 결국은 정주할 수 밖에 없는 나의 물리적 공간에서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광안 3동은 구성된 나의 내면의 확장인 셈이다.
〈모던한 쥐선생과의 대화〉
2007 / DV / color + b&w / sound / 11’
쥐선생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일상을 선택하고 배제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균 가득한 사회 속에서 뒤틀린 아마추어적 상상으로 고약하고 불결한 것들을 드러내 보이기. 낭만적인 악, 경멸, 공포와 같은 인간적인 징후를 염세적 나약함과 죽음의식으로 표면화하기. 이 모두는 배제된 몸짓이나 구문 파괴, 아이러니, 재담의 형태로 모던한 쥐선생을 겨냥한다. 그리고 이 해후로 얻은 승리감을 통해 나는 화장실의 수호신을 자처한다.
〈죽은 개를 찾아서〉
2010 / HD / color / sound / 25’
외할머니 집에선 키우던 개들이 모두 죽어나간다. 왜일까?’ 감독은 할머니 댁에서 키우던 개들이 모두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나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의문을 품는다. 미스터리를 풀어낼 요량으로 던져진 질문들과 그로 인해 풀어놓는 할머니의 삶. 가부장제 사회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할머니와 어쩔 수 없이 할머니의 삶을 이어받은 어머니. 원인 모르게 죽어가는 개들의 목숨과 할머니의 삶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도시정물〉
2012 / FHD / color + b&w / sound / 15’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장소의 경험은 지극히 한정되어있다. 직접적인 경험의 부재는 오히려 생생한 미디어의 경험을 통해서 메워진다. 도시에서의 시청각적 경험, 실존적 경험에 관한 스케치이다.
Section 결합 (6시~)
〈Hold me〉
2013 / FHD / color + b&w / sound / 9’ / 조혜정 공동연출
퍼포먼스의 시공간, 필름의 시공간의 간극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감각에 대한 탐구.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
2014 / FHD / color / sound / 25’ / 조혜정 공동연출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듯, 무용수들은 감정노동자의 역할(보육교사, 콜센터 직원 &마트 캐셔, 휴대폰 a/s기사, 패밀리 레스토랑 조리사 겸 서버, 경보원, 뷰티 매니저, 간호조무사)을 담당한다. 퍼포머는 2분 30초 동안 해석된 공간 안에서 정지된 동작으로 견뎌낸다. 이 때 나는 계속 ‘웃어주세요’라는 주문을 한다. 멈춰진 동작과 과장된 사운드 안에서 퍼포머는 시간을 견디고, 감정을 조정한다. 그리고 그 견뎌낸 시간은 ‘컷’이라는 강제적인 시간의 종료로 마무리된다. 봉합되지 않은 영상의 지속시간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웃도록 노력하라’는 주문으로 뒤틀려 있음을 보여준다.
〈스크린 + 액션〉
2017 / FHD / color + b&w / sound / 25’ / 조혜정 공동연출
무용수는 액션, 퍼포먼스로 영화의 스크린 안으로 들어간다. 〈스크린+액션!〉의 영상은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1922)의 푸티지와 샤미소의 〈페터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1814)의 부분적 서사를 전유하고 있다. 자신의 정수, 정체성, 사람됨인 그림자를 팔아버린 남자는 영화에 동일시하여 순간 자신의 육체를 잊은 한 영화 관객일 수 있고, 인간의 형상을 지녔으나 사람다움을 잃고 유랑하며 다시금 출몰하는 흡혈귀일 수 있고, 또 자본에 현혹된 어떤 사람일 수 있으며, 나아가 세상으로부터 낙인 찍힌 혐오의 대상일 수 있다.
〈인간 불화적 랩소디〉
2024 / FHD / color + b&w / sound / 17’
현재 우리는 지구온난화, 극심한 기후 변화, 생물종 감소, 멸종의 위협과 같은 대재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 중심주의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작된 영화는 우리가 없는 세계를 상상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인간의 세계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 달팽이와 개미는 각각 ‘우리 없는 세계’와 ‘인간 이상의 세계’를 상상하고 노래한다. 이 영화는 자연을 재현하는 테라리움이 아닌, 폐공장과 아파트를 배경으로 관객에게 낯설게 다가간다. 이러한 생경함을 통해 관객은 비인간 존재자들의 존재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세계의 주인공이자 퍼포머이다.
〈the world beyond the text〉
2026 / FHD / color + b&w / sound / 6’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진행되었던 ‘여기 나는 누구인가 (2015)’ 프로젝트 일부와 그간 선보이지 못한 푸티지가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되어 토끼굴로 빠지고 원더랜드로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