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이소영

요즘극장

‘요즘극장’은 20년 이상, 시간을 동력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움직이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업을 선별하고 순서를 정해 구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공개 작품이나 사적인 기록들까지 특별함이 수군대는 극장입니다. 상영시간을 잘 확인하세요. 하루 중 아주 잠깐, 혹은 종일 상영할지도 모릅니다.

🟢 전시제목: 《요즘극장: Chapter 2. 이소영》 

🟢 이소영 작가소개:
이소영은 지역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개인의 역사와 갈등, 감수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의 문제와 정주의 의미를 탐구했으며, 이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개인과 공동체의 이야기, 이주민과 디아스포라의 언어 및 정체성을 다루어 왔다. 주요활동으로는 개인전《오블리비오 1: 단편들》(스페이스 애프터, 2025), 《미래-과거 도시》(프로젝트 스페이스 낫씽이즈리얼, 2023), 《차라리, 서로, 역시, 그래도, 있었습니다》(온수공간, 2021)를 비롯하여, 《와싹와싹 자라게》(한국국제교류재단 KF갤러리, 2022), 《2019 싱가포르 비엔날레: Every Step in the Right Direction》(라셀 컬리지 오브 아트 갤러리1, 싱가포르, 2019), 《옵세션》(아르코미술관, 2018), 《2018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좋은 삶》(서울시립미술관, 2018)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또한,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나온씨어터, 2023)를 극작 및 연출했다.

🟢 기간: 2026년 1월 23일~31일(월요일 휴관)

🟢 시간: 오후 2시~5시 

🟢 특별상영: 2026년 1월 24일, 31일/5시~6시30분 

🟢 장소: 요즘미술일층

🟢 관람무료

〈Mermaid project 1〉

2002 / SD / color + b&w / sound / 5’35” 

다른 세계를 꿈꾸는 인간-인어의 이야기다. 그러나 동경하던 세계가 막상 현실이 되면, 환상이 깨지고 방향성을 잃은 공허함이 다시 자리한다. 그렇게 반복되는 꿈꾸기와 환상의 신화를 연극적이고 과장된 몸짓으로 표현했다. (영상의 텍스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용)

〈Yellow〉

2003 / SD / color / sound / 1’30” 

환경과 강박적 심리를 다룬 작업이다. 광장공포증이나 폐쇄공포증과 같이 자신의 내부에 잠재하는 심리적 압박감, 태어나 살아온 곳과는 다른 환경에서 느끼는 이질감, 서식지를 벗어나고픈 욕망 등을 ‘옐로우’의 세계로 표현했다. 설치 작업인 박스 형태의 옐로우 룸 안에 전시했던 퍼포먼스 기록 영상이다. 

〈Gummybears’ town〉

2005 / SD / color / sound / 5’50”

규범과 시스템이 존재하는 집단에서, 구성원들은 그에 따라 행동하는 부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Gummybear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도 그와 다르지 않다. 고문이나 화형과 같은 역사적인 처벌 장치들로 한 사회에 내재한 폭력성을 드러낸다.

〈The Missing Toes〉

2007 / SD / color / sound / 3’45”

이국적 간판, 상점, 골목, 축제, 이슬람사원 등 이태원의 문화적 특성이 배경이 된 이야기다. 주인공은 신체의 일부인 발가락을 잃어버린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이태원 곳곳을 4일간 헤매며 사라진 발가락을 찾는다.

〈Gummybears’ Picnic / Another Day〉

2012/2015 / two-channel / SD / color / sound / 6’50”

Gummybear 구성원들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보여준다.

〈Have you ever asked? 드물게 찾아온 시간〉

2013/2017 / HD / color / sound / 19’11”

예술가인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다룬 기획전 〈쭈뼛쭈뼛한 대화〉(아트선재센터, 2013)에서 발표한 영상이다. 일정 기간 부모님과 나눈 손글씨의 내용을 대본으로 각색하고, 9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연령대의 부모와 딸 역할을 맡아서 연기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이후 세 명의 voice-over 배우가 연령대의 차이 없이 같은 음색으로 더빙했다.

〈A Nation of the Hairless 털 없는 이들의 나라〉

2015 / HD / color + b&w / sound / 5’50”

‘털 없는 이들의 나라’라는 가상의 시공간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자신의 몸에 털 한 가닥이 돋아나자, 스스로가 인류의 퇴화를 상징한다고 믿는다.

〈Fortress 요새〉

2015 / HD / color / sound / 28’20”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이주와 상주에 대한 고민, 즉 지금 사는 곳과 앞으로 살아갈 곳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공동체에 가까운 ‘요새’라는 영역에서 다섯 명의 배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훈련하고, ‘보호막, 울타리, 보금자리, 터’라는 개념에 비추어 ‘어디에서 살지? 지금 여기는 괜찮은가? 어디에서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각자의 생각을 담아서 답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방글라데시 이주민들이 배우로 참여했고, 몽골 가수가 엔딩곡을 노래했다.

〈4:09〉

2018 / two-channel / HD / color + b&w / sound / Ch1: 17’35”, Ch2: 12′ 

2018년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옵세션〉전(이성휘 기획)에서 발표한 작품이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가 아니라, 기획자가 참여 작가마다 개별적인 주제를 부여하는 독특한 형식의 프로젝트였다. 주어진 주제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8과 1/2〉(1964년)과 하랄드 제만이 같은 제목으로 기획한 전시(1969년)였고, 제시된 키워드는 ‘창작자의 모순, 갈등, 고독’이었다. 펠리니와 제만이 창작물의 수와 연도를 따라서 제목을 지었다면, 〈4:09〉는 새벽과 오후 4시 9분을 뜻한다. 이를 창작자들이 꿈과 상념, 망상에 빠질 수 있는 조금 나른한 시간으로 설정하고, 기획자, 배우, 작가로서 동시대의 창작자가 겪는 고민과 생각을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독백에 담았다.

〈Gooseberry 구즈베리〉

2017-2018 / two-channel / HD / color + b&w / sound / 13’50”

〈구즈베리〉는 2017년부터 2018년에 제작한 두 편의 2채널 설치 영상을 묶은 제목이다. 두 개의 이야기가 1, 2부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펼쳐지는데, 2개의 스크린은 두 이야기에 담긴 분할된 시각과 장소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된다. 1편 〈털 없는 이들의 나라〉는 같은 제목의 2015년 작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2016년과 2017년에 중국 상해와 한국에서 제작했다. 2편 〈피식자〉는 수평적으로 공생하기 어려운 관계로 얽힌 존재들, 즉 두 종(species) 간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이며 서울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제작했다.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아주 사소하고 미세한 문제(1편 – 털, 2편 – Q라는 작은 존재)가 하나의 계기가 되어 종의 문제, 인류의 진화 등 확장된 서사로 연결된다. 장소의 다양성과 배경의 구조 또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데, 상해, 서울, 싱가포르 등 빠르게 개발된 아시아 도시를 배경으로 촬영했다.

〈Displaced 디스플레이스드〉

2016/2017 / performance documentation / HD / color / sound / 11′

홍콩 비디오타지(Vidoetage) 퓨즈(FUSE) 레지던시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홍콩 가정에 입주해서 생활하는 필리핀 가사 도우미들과 홍콩 배우, 디즈니랜드에서 공연하는 캐나다인 댄서로 구성된 6명의 퍼포머가 참여하여 광둥어, 중국어, 필리핀어(따갈로그), 영어로 서로의 언어와 정체성을 더빙한 퍼포먼스의 기록 영상이다. 과거 소 도축장이었고 현재 홍콩의 문화유산으로 보호되는 ‘Cattle Depot Artist Village 오픈스페이스’를 무대로, 50여 명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한 현장의 실황을 담았다. 서로의 언어를 더빙하는 과정을 통해 중국 반환 이후 언어의 문제로 대두되는 광둥어의 지속력, 다문화 속에서 소통되는 언어와 소수자들의 정체성,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거주권 문제 등 현재 홍콩, 또는 다국적 문화가 중첩된 현대 사회가 대면한 문제의식과 이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 단면을 그리고자 했다.

〈Disappeared 디스어피어드〉

2021 / HD / color + b&w / sound / 7’35”

정치적인 이유로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상해와 서울을 오가며 제작했다. 중국 상해의 외국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참여 배우와 안무가는 아르헨티나인, 영국인, 프랑스인, 중국인이었고, 콜롬비아인 탱고 댄서가 서울에서 안무와 퍼포먼스로 참여했다. 각자의 언어인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내레이션을 이어가는 배우들과 홀로 탱고를 추는 두 명의 댄서가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잊혀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전작인 〈디스플레이스드〉에 삽입된 노래 “I’m Displaced”에 2절의 가사를 추가하고, 이를 아르헨티나 뮤지션이 편곡해서 가창했다.

〈Who’s there reflected in the shadowy window? 어두운 창가에 비친 사람은 누구인가?〉

2021 / 4K / color / sound / 28’50” 

코로나 시기에 제작한 〈어두운 창가에 비친 사람은 누구인가?〉는 한자리에 잠시 모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어쩌면 일방적인 독백, 창틀 밖으로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 몸짓의 기록이다. 다수와 소수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와 지역의 정치, 경제, 민족 공동체의 권력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 사회의 틀 안에서 다수와 소수의 경계에 살아가는 방글라데시 배우와 몽골 배우, 노인, 어린이, 연극배우가 이 작업에 퍼포머로 참여했다. 한 사람씩 각자 앉은 자리, 혹은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창틀을 보호막처럼 두른 채 이야기를 나눈다. 〈디스플레이스드〉와 〈디스어피어드〉의 후속작으로 기획하면서, 두 작품에 삽입된 노래 “I’m Displaced”의 멜로디를 편곡해서 사용하고 가사는 수어로 전달했다.

〈Such Wills: From Act V, Scene 7 to Scene 8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2026 / performance documentation / 4K / color / sound / 90′

공연이 하나 끝난 후 그리고 다음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막이 내린 무대에 남아 있는 배우와 스태프, 무대 소품 등 여러 층위의 개체들이 그려내는 무대 이면의 이야기다. 공연이 끝난 무대는 불 꺼진 거리 풍경처럼 다소 정체된 느낌으로 남겨진다. 무대 위의 오브제, 배경, 사람들이 해산하고 해체되기 전에, 여전히 현장에 남은 이들이 사유하며 연결되고 재가동하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따라서, 이 무대는 현장의 뒷면, 뒤(Behind)와 후(After)를 다루는 이야기인 동시에 여전히 기능을 멈추지 않은 잔존 세력들의 장이다.

〈Being Deprived – Finland 빼앗기는 것들 – 핀란드〉

2008 / SD / color / sound / 17′

핀란드 남부 투르쿠시에서 시작한 인터뷰 시리즈로, “빼앗김”의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이를 얼마나 의식하고, 각자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질문한다. 인터뷰에는 전시장을 찾아온 방문객과 지역 주민들이 즉흥적으로 참여했다. 전시장 내부에는 간단한 세트를 설치했다. 의자가 놓인 뒤쪽 벽면에는 투르쿠시의 일상적인 모습과 관광 명소를 촬영한 영상을 투사했는데, 참여자들이 직접 원하는 장소의 영상을 배경 화면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도 모니터가 설치되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이 이 과정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빼앗기고 있습니까? 또 이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십니까?”

〈Being Deprived – Korea 빼앗기는 것들 – 한국〉

2009 / SD / color / sound / 15’10”

한국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빼앗기고 있습니까? 또 이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십니까?”

〈Forty-nine Hills – Stories of Manshin: Janggun Bosal 마흔아홉고개 – 만신이야기: 장군보살〉

2010 / SD / color / sound / 9’10”

〈Forty-nine Hills – Stories of Manshin: Verses for Naeng Cheon 마흔아홉고개 – 만신이야기: 냉천별곡〉

2010 / SD / color / 5’37”

2010년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에 안양 5동에 기반을 둔 ‘오동팀’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안양 5동에서 일 년여를 작업하며, 이 동네의 두드러진 특성 중 하나인 수많은 만신 집을 보았다. 당시 지도에 표기되지 않았던 이들의 위치를 표기해서 만신 지도를 만들며, 총 49여 개의 만신 집을 발견했다. 그중 방문을 허락한 몇몇 만신들에게 재개발에 묶여 있는 안양 5동의 미래를 점쳐 달라고 문의했다. 이때 제작한 총 3편의 인터뷰 영상 중에서 〈장군보살〉편과 이 과정에서의 소회를 정리한 텍스트 기반 작업 〈냉천별곡〉을 상영한다.

〈Being Deprived – Myanmar 빼앗기는 무엇 – 미얀마 1, 2〉

2014 / two-channel / HD / color / sound / 1편: 15’50”, 2편: 18’15”

미얀마 양곤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에게 질문했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당신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빼앗기고 있습니까? 또 이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하십니까?”그리고, 인터뷰 사이에 그들이 전해주는 미얀마의 설화를 엮어 넣었다.

〈Storytellers 스토리텔러〉

2025 / SD / color / sound / 19’15”

2025년에 ‘사회적 망각’을 주제로 한 장기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을 개인전 〈오블리비오 1: 단편들〉(스페이스 애프터)에서 전시했다. ‘망각이 뇌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이나 외부에 의해 통제되거나 왜곡된다면, 개인의 의지와 선택으로 이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그중에서, 인터뷰이 2명의 목소리로 개인이 소장한 기억의 단편을 담은 작업이다. 인터뷰이들의 음성과 자막만 설치했었던 전시 버전이 아닌, 영상과 함께 편집한 첫 편집본을 상영한다. 삽입된 영상은 6mm 카메라 테이프에서 발견한, 옛 작업실의 동료들이 번갈아 찍은 걸로 추정되는 푸티지들이다.

〈Your Territory 너의 영역〉

2014/2015 / HD / color / 42’17”

미얀마의 어느 지역에나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들이 있다. 사람이 키우지 않는 개들은 순종적이지도 공격적이지도 않다. 도시 내 한쪽 코너가 주거지가 되고, 두어 블록 정도를 맴돌며 생활권을 유지한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이 영역을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이 도시를 장악하면 그 외의 모든 것들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게 되고 나머지 동식물들은 그 안에서 생존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보호 대상이고, 쥐나 바퀴벌레는 소탕 대상이다. 촬영 내내, 인간이 동물, 혹은 사물과 함께하는 것, 공간을 공유하는 것,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 것,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기억의 형성과 계승》 신광 개인전

《기억의 형성과 계승》 신광 개인전

전시기간: 2026. 1. 26.(월)~2. 26.(목)

전시장소: 요즘미술(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3층)

전시시간: 오후 12시~6시 

문의전화: 02-6958-5753 

▤ 오프닝:  2026. 1. 26. 오후 3시

▤ 휴관일: 2026. 2. 16. ~ 2. 18.(설날연휴) / 매주 월요일

▤ 작가와의 대화: 2026. 2. 14. 오후 2시, 선착순 20명

▤ 기획: 요즘미술

▤ 후원: 이반미모

신광 작가는 정체성이 환경에 의해 구성되는 측면을 다각도로 탐구해왔다. 이번 개인전 《기억의 형성과 계승》은 정체성이 형성되는데 기원이 된 장소에 대한 이야기 <선녀>와 정체성이 전수되고 이어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은 〈놀이터〉, 〈줄서기〉 그리고 자신의 학생들이 미술 전시를 하며 일어난 흔적을 소재로 구성한 〈선택과 미술작품〉이 소개된다. 

〈선녀〉 2025, 행위를 기록한 영상, 싱글채널, 46분53초

연길(내가 태어나고 자란 도시)에는 두 개의 ‘선녀’ 조각상이 있다. 하나는 연길 기차역 광장에, 하나는 연길 공원에 있다. 이 두 조각상은 나의 기억이 있을 때부터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모두 조선족 전통 복장을 한 여성 형상들이다. 어렸을 적 누가 이 조각상들에 대하여 말해준 적은 없었지만, 나는 이 형상이 ‘선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조각상들은 묵묵히 내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연길은 부르하통하라는 강을 경계로 하남, 하북으로 나뉜다. 조각상 하나는 하북, 하나는 하남에 자리하고 있다. 〈선녀〉작업은 어렸을 적 그렇게 멀게 느껴졌던 이 두 조각상을 빨간 실선으로 이어놓는 행위 작업이다. 

〈놀이터〉 2025, 사진, 29,7x21cm

우리 부부 사이에는 딸아이 한 명이 있다. 2015년 한국에서 태어나 만 2세를 갓 넘긴 2017년에 중국에 왔다. 나는 딸아이와의 관계에서 ‘기억의 계승’과 정체성이 형성되는 접점을 찾으려고 한다. 

이 작품은 나와 딸아이가 함께 놀던(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장소(놀이터)들에 대한 기록 사진이다. 인물이 배제된 수십 장의 기록사진들의 연결고리는 나와 아이의 공통된 경험을 전제로 한다. 조선족인 우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딸아이는 아직 정체성 고민을 깊이 하지 않는다. 나의 선택에 의한 공통된 경험, 이 경험을 통해 아이도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줄서기〉 2026, 설치, 가변크기

딸아이가 태어나서 18개월쯤에 나는 아이에게 형상이 비슷한 여러 가지 색깔의 장난감 인형을 사주었다. 아이는 그 장난감들을 줄 세워 놓으면서 놀기를 좋아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많은 장난감을 사주었다. 딸아이가 커가면서 장난감의 수도 쌓여갔다. 18개월 된 아이가 어떤 이유에서 그 장난감들을 줄 세웠는지 알 수는 없으나, 나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원초적인 행위를 모방한다. 나는 전시 기간 동안 딸아이의 장난감들을 모두 대여했다. 그리고 전시장에 그것들의 줄 세우기를 시도한다. 

〈선택과 미술작품〉 2026, 사진 설치 벽화, 가변크기

이 작업은 2018년 내가 중국으로 돌아온 뒤 연변대학 미술학원에서 교직을 맡으면서 겪은 경험과 관계된다. 미술학원에는 학원이 운영하는 미술관이 있다. 학생들의 졸업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철수하면서 벽면에 페인트가 떨어진 자국들을 남겼다. 그 자국들은 여러 가지 형상들을 상상하게끔 했다. 나는 그 자국들을 측량한 후 액자를 씌워 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번 작품은 이 작업의 연장으로 두 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원작품의 사진 이미지이고, 다른 하나는 페인트가 떨어진 흔적을 벽화로 재현한 이미지이다.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Chapter 1. 이원우

요즘극장

‘요즘극장’은 20년 이상, 시간을 동력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거의 ‘모든’ 작업들이 움직이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작가 스스로 작업을 선별하고 순서를 정해 구성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미공개 작품이나 사적인 기록들까지 특별함이 수군대는 극장입니다. 상영시간을 잘 확인하세요. 하루 중 아주 잠깐, 혹은 종일 상영할지도 모릅니다.

🟢 전시제목: 《요즘극장: Chapter 1. 이원우》

🟢 이원우 작가소개:
2006년부터 핸드메이드필름메이킹 방식으로 실험영화와 사적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왔다. 최근작으로는 2024년에 말과 여성을 주제로 한 〈오색의 린〉이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로 국내의 영화제들에서 상영을 했다. 2019년에 미국과 한국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그곳, 날씨는〉이라는 장편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개인사와 한국의 현대사가 얽힌 장편 〈옵티그래프〉를 만들었다. 2014년에는 공동연출한 〈붕괴〉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단편 〈막〉으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불장군상을 2010년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단편 〈거울과 시계〉로 단편우수상을 수상했다. 명확하거나 깔끔하지 않은 이미지와 사운드의 불협화음과 거친 필름 입자의 움직임으로 나만의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해 왔다. 시간이 쌓여 내 목소리가 익숙해지면 더 많은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꾸준히 작은 이야기들을 이어나간다.

🟢 기간: 2026년 1월 10일~17일(월요일 휴관)

🟢 시간: 오후 1시~7시

🟢 장소: 요즘미술일층

<옵티그래프>

2017 / HD / color+b&w / sound / 103’

외할아버지의 백수(99세) 잔치가 끝난 후, 손주 대표로 생일카드를 읽은 나는 할아버지에게 자서전을 의뢰받는다. 2년 후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부탁은 숙제로 남았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며 연관 짓지 못했던 과거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필름메이커가 된 나는 나의 삶과 멀었던 이들의 장례에 자주 참석하게 되었다. 가족의 일로 미국에 잠시 살게 된 나는 국가와 국적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꿈나라-묘지이야기1>

2007 / HD / color / sound / 4’30”

꿈은 기억할 수록 불명확해진다. 필름을 만질수록 이미지는 변형된다. 죽음, 느슨한 휴식 그리고 환상

<거울과 시계>

2009 / HD / color / sound / 10’47”

기록과 기억, 보는 것과 보여주는 것. 내가 태어난 곳과 자라난 곳, 독일의 두 도시를 다녀왔다. 이 영화는 나의 기록을 찾아간 기억을 기록한 과정이다.

<그곳, 날씨는>

2019 / HD / color+b&w / sound / 65’

타임랩스로 찍은 미국의 시간과 한국에서 촬영했던 이미지를 중첩해서 새로운 시공간을 만든다. 그리움은 현재의 화면에서 의미를 얻고 일상은 미래의 그리움으로 저장된다.

<오토바이>

2008 / HD / b&w / sound / 7’

이동수단에 따라 시간과 풍경은 다르게 느껴진다.

<난시청>

2008 / HD / color+b&w / sound / 8’53”

2008촛불집회에는 많은 카메라가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든 사람 중의 하나였지만, 내 카메라는 햇빛이 있는 낮 에만 촬영 할 수 있는 필름카메라였다. 해가 짧았던 6월초, 나는 촛불의 행진을 찍지도 못했고, 물대포 현장도 찍지 못했다. 밤에는 소형 녹음기를, 낮에는 8미리 카메라를 들고 내가 볼 수 있는, 들을 수 있는 것만 기록했다.

<두리반 발전기>

2012 / HD / color+b&w / sound / 37’

내가 크리스마스 케잌을 먹었던 시간, 집근처 식당 두리반은 강제철거를 당했다. 빈자리에도 남아있는 무엇, 버틸 수 없는 상황을 버티게 하는 무엇은 무엇일까?

<살중의 살>

2010 / HD / b&w / sound / 10’27”

비슷하게 반복되지만 한순간도 동일하지 않은 내 몸의 경험들을 속옷, 엑스레이, 레이스 등을 이용한 포토그램으로 기록하고, 내가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내 몸에 대한 타자들의 경험들을 사운드 녹음 과 포토그램으로 생성된 사운드 파장으로 기록했다.

<오색의 린>

2024 / HD / color+b&w / sound / 80’

말을 지운 말의 길에서 말의 시간을 기억해 본다. 운동과 노동의 경계 에서 때로는 존재가 저항이 되기도, 체제가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 말의 귀와 입을 빌려 감각해 본다. 흐릿하지만 넓은 시야, 멀고 가까운 지나가는 혼잣말들.

<막>

2013 / HD / color / sound / 7’45”

바다에서 수영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어느 시점, 자유롭게 내가 가고 싶은 바다를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바다를 가로막는 벽과 내 신체의 변화를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을 영화로 상상하며, 16mm 필름으로 만든 막과 막 사이에서 나만의 바다를 만들어 물놀이를 해 보았다.

<이슬바다로 가다>

2007 / HD / color+b&w / sound / 4’51”

이 필름은 2006년 필름 워크숍을 중 시작한 나의 첫 번째 필름 프린트이다. 나의 첫 반려견 이슬이는 워크숍 기간 중에 죽었고, 나는 슬픔 속에 이슬이에게 미안해졌다. 이슬이가 13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를 필름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촌, 타운>

2009 / HD / color+b&w / sound / 4’10”

오랜만에 연락한 큰집의 전화번호는 없어졌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 은평구 진관동 기자촌을 찾았다. 변화와 훼손, 발전과 상실의 쉬는 시간. 기자촌이 은평뉴타운이 되기 전의 사이. 할 말은 숨소리로 대체한다.

<저수지>

2014 / HD / color / sound / 5’8”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고,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이 더 이상 교복을 입을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을 육아 중 스마트폰으로 지켜보았다. 1994년 4월 상인동 가스 폭발사고 당시 상인여중으로 등교하던 내가 떠올랐다. 상인동에는 저수지가 있었는데 저수지는 아파트단지가 되었고 대구의 첫 지하철이 만들어지던 때였다. 역 앞이자 공사장 앞에는 남중 남고가 있었고 수십 명의 학생들이 죽었다. 참사는 잊히고 집값은 올랐다. 

<왜 우리는 극장에 가는가>

2016 / HD / color / sound / 3’17”

극장에 관해, 영사에 관해, 필름에 관해, 필름 카메라에 관해 만들려던 영화를 만들기 도전에 좋아하던 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

2016 / HD / color / sound / 5’32”

그림자 없이 존재하는 것. 흘러가고 밀려가고 찾아오고 떠나가고 크고 작게 맴도는 당연한 것들의 포착.

<우리 이웃, 스위피>

2019/ HD / color / sound / 13’18”

미국에 이사 와서 살며 만난 첫 이웃은 옆집에 사는 스위피와 빌할아버지였다. 한살이였던 아이가 기저귀를 떼고 커가는 동안 친구가 되어줬던 스위피는 점점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서 아이에게 ‘죽음’을 알려주고 떠났다.  

<랜덤서울시티>

2019 / HD / color+b&w / sound / 7’26”

내가 다니던 길목에는 수많은 집회와 농성장이 있었다. 지나가며 찍은 푸티지들은 2008년에 찍고 바로 영화로 만들어진 <난시청>이 되기도 하고, 오래 묵혀 2017년에 만들어진 <옵티그래프>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과거가 된 이미지와 별도로 외국에 몇 년 살다 다시 서울의 관광객이 되어 자주 가던 길을 서울시티투어 버스로 관광했다. 내가 그 길에서 멀어진 사이에 사람들은 여러 번 모였고 농성장의 문구와 사람들도 바뀌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죽박죽이라 가만히만 있어도 랜덤 재생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