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투르, 영화, 존재론 (모집중)

2회 요즘미술마켓 공모

요즘미술마켓 작가공모

요즘미술의 2025년 시작을 열었던 ‘요즘미술마켓’이 올해 마지막 행사로 다시 찾아옵니다.

‘요즘미술마켓’은 대형 아트 페어에서 볼 수 없는 ‘유쾌한 미술시장’이라는 목표로 예술가들의 다양한 형식과 실험을 존중하고자 매 회마다 주제를 가지고 행사를 열고자 합니다.

‘2회 요즘미술마켓’의 주제는 ‘물건처럼 보이는 작품’, ‘비물질 작품’으로 작업실이나 집, 작가의 몸이나 생각 속에 방치해 둔 ‘작품’들을 발굴합니다.

🟢 공모자격: ‘나의 이런 작품도 팔 수 있을까?’ 궁금한 작가

🟢 공모대상: 물건처럼 보이는 작품, 비물질 작품

🟢 공모기간: 2025년 11월 9일~11월 23일

🟢 신청방법: 요즘미술 홈페이지 또는 인스타그램에서 온라인 신청 후, 작품 이미지를 artthesedays1f@gmail.com으로 전송하면 접수완료. 파일명은 ‘작가이름-작품제목’으로 작성해 주세요. (예시: 홍길동-요즘미술팔아요.jpg)

🟢 작가발표: 2025년 11월 27일

🟢 행사기간: 2025년 12월 17일~ 12월 21일

🟢 행사장소: 요즘미술일층

특이사항

✅ 본 공모는 작품의 우수성 보다 행사의 적합성을 기준으로 선발합니다.

✅ 판매 수익이 없을시 요즘미술에 지불할 비용은 없습니다.

✅ 판매 수익이 있을시 요즘미술에 자발적인 후원은 가능합니다. (요즘미술이 제안하는 기준은 15%입니다)

✅ 작가가 직접 판매할 경우 요즘미술에 지불할 별도의 수수료는 없습니다.

✅ 요즘미술에 위탁 판매일 경우 세금 15%(카드 수수료 포함)을 별도로 지불해야 합니다. 

✅ 작품의 운송은 참여 작가가 해야 합니다.

출품 가이드

✅ 물건처럼 보이는 작품의 예시 (1회 요즘미술마켓 참여작품 중)

✅ 비물질 작품의 예시 (1회 요즘미술마켓 참여작품 중)

윤소린 개인전 《돌봄 유지 보수 Care and Maintenance》

윤소린 개인전 《돌봄 유지 보수 Care and Maintenance》

전시기간: 2025. 9. 25.(목)~10. 30.(목)

전시장소: 요즘미술 + 요즘미술일층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1층/3층)

전시시간: 오후 1시~7시 

문의전화: 02-6958-5753 

[주최] 요즘미술

[기획/전시] 윤소린

[디자인] 맹성규

[전시설치/제작도움] 김순모

[프로젝트진행 및 기술도움] Tomoko Sato & Issei Yamagata

[일어 번역] 콘노 유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요즘미술

“이 사업/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2025년 다원예술 창작산실’ 지원을 받았습니다”

거리-갖기 Holding the Distance

《돌봄 유지 보수 Care and Maintenance》 전시는 동시대 아시아 여성의 시선으로 ‘돌봄’의 상상력을 탐구한다. 작가에게 돌봄이란 불가피한 심리적·신체적 노동이자 생존의 문제인데, 전시에서는 이를 개인의 안녕을 살피는 현대적 돌봄의 두 양상 ‘탈-친족관계’와 ‘탈-인간관계’라는 조건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의존과 거리의 역설적 관계 ― 의존이 주는 정서적 안녕과 동시에 남겨지는 신체적·감정적 자국 ― 을 통해 ‘어디까지 의존할 수 있고, 무엇까진 대체 불가능한지’ 질문한다.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은 관습적이지 않은 돌봄 관계가 형성되는 삶의 순간과 그 안에서 유지되는 ‘거리’의 개념을 드러낸다. 여기서 말하는 ‘거리-갖기’는 거리 두기를 통한 단절이나 배제가 아닌, 혹은 단순히 기술적 대체 가능성이나 차가운 분석도 아닌, 상대와 맺고 있는 관계의 진심과 그 ‘거리’의 의미를 관찰하는 것이다. 언어와 문화의 경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발현되는 이러한 ‘거리-갖기’는 타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이 되며,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관습적인 돌봄 관계의 재배치 가능성을 제안한다.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좀 특별한 작가공모

요기전

2026년 요즘미술 기획전 작가를 위한 기금마련전시(줄임말: 요기전)에 참여할 작가를 찾습니다. 

이 행사는 요즘미술에서 전시할 작가(박영선, 신광, 황귀영)의 작업을 보고 후원할 작가를 모집하여 전시회를 열고, 관객은 이를 지지하는 마음을 구매로까지 이어나가, 내년에 전시할 작가들에게 금전적 도움과 응원이 되는 구조를 상상합니다. 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알 수 없으나, 작가의 친분으로 이뤄지는 미술계가 아닌 작업의 연대라는 가치를 기대하며 새로이 여는 요즘미술의 두 번째 전시장 ‘요즘미술일층’에서 개관기념전으로 열고자 합니다.

🟢 공모자격: 작가 후원의 뜻을 가진 작가들

🟢 공모대상: 2026년 요즘미술 기획전시 예정인 박영선, 신광, 황귀영 작가의 후원을 위한 작품이나 물건

🟢 공모기간: 2025년 9월 10일~10월 31일

🟢 공모방법: 요즘미술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 작가발표: 2025년 11월 5일

🟢 작품운송: 2025년 11월 20일

🟢 전시일시: 2025년 11월 23일~ 12월 7일(예정)

🟢 전시장소: 요즘미술일층

특이사항

✅ 본 공모는 작품의 우수성을 심사하지 않으나, 행사에 적합하지 않는 작품은 거절 될 수 있습니다.

✅ 참여작가는 후원 작가를 지정하며 후원 금액의 비율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요즘미술이 제안하는 기준은 참여작가:후원:세금=5:3:2 입니다.

✅ 출품작 수만큼 여러 작가에게 후원도 가능합니다.

✅ 전시 작품의 위치는 요즘미술의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 작품의 운송은 참여작가가 해야 합니다.

2026년 기획전 작가 포트폴리오

🟢 박영선

🟢 신광

🟢 황귀영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

요즘미술 협력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

Isn’t it Beautiful, Like a Rainbow, That We Are Not One.

이반미술모임 15주년 기념전

기획: 오인환

장소: 요즘미술(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9길 7, 3층)

전시기간: 2025. 9. 6.(토)~9. 19.(금) 휴관일 없음

전시시간: 오후 2시~8시 

전화: 02-6958-5753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는 참여자들이 일상 속 물건들을 무지개 색으로 배열하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참여형 미술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인환의 기획 아래, ‘이반 미술 모임(이반미모)’의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게이(이반) 참여자들이 자신의 물건들로 무지개를 재현하는 행위는,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겪는 익명성과 함께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예술적 표현이다. 동시에 이 과정은 무지개라는 기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각자가 만든 무지개는 사용한 물건의 종류, 색상, 배열 방식, 상태에 따라 저마다의 개별성과 감각을 드러낸다. 이는 ‘무지개’라는 하나의 상징이 오히려 하나로 수렴될 수 없는 다양성과 차이의 집합체임을 보여준다. 이는 ‘다름’을 통해 생성되는 공동체의 형상을 제시하며, 정체성의 획일화를 거부하고 차이의 공존을 지향하는 것이다.

《무지개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기에 아름답지 않은가.》는 무지개를 특정 집단의 정체성을 단순화하거나 획일화하는 상징이 아니라, 통합될 수 없는 퀴어 공동체 내부의 다채로운 목소리와 개별성을 드러낸다. 이는 동질성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개념을 넘어, 시민 사회 전체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비판적 시선을 제공하는 것이다.

Isn’t It Beautiful, Like a Rainbow, that We Are Not One. is a participatory art project that invited individuals to select ordinary objects from their everyday lives and reconfigure them into chromatic sequences mirroring the spectrum of the rainbow, with the resulting assemblages documented through photography. Conceived and organized by Inhwan Oh, the project was realized in collaboration with members of Iban Art Gathering (Iban Mimo).

For gay (iban) participants, the act of reconstructing the rainbow through their own belongings functions at once as an artistic articulation of queer identity—performed under the condition of anonymity that sexual minorities must often negotiate within Korean society—and as a subtle gesture of disclosure. In this way, the project reimagines the rainbow as a signifier, reframing its symbolic resonance through the lived materiality of the everyday.

Each rainbow, shaped by the kinds of objects chosen, their colors, arrangements, and conditions, discloses its own individuality and sensibility. Considered together, these variations demonstrate that the “rainbow” as a symbol is less a unified emblem than an assemblage that resists convergence into fixed meaning. What emerges instead is the figure of a community constituted through difference—one that rejects the homogenization of identity and aspires toward the coexistence of multiplicity.

Thus, Isn’t It Beautiful, Like a Rainbow, that We Are Not One. positions the rainbow not as a simplified or homogenized emblem of collective identity, but as a prism refracting the multiplicity of voices and individualities within a queer community that cannot be reduced to unity. In doing so, it moves beyond a conception of community grounded in sameness, offering instead a critical perspective that prompts reflection on pluralism and diversity across the fabric of civil society.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30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현대미술과 소수자 미술 (종료)

《미미 토토 해피》 한옥미 개인전

요즘미술 기획

《미미 토토 해피》 한옥미 개인전

Okmi Han Solo Exhibition: Mimi Toto Haepiya

전시기간: 2025. 6. 14.(토) ~ 6. 29.(일)  휴관일 없음

전시시간: 오후 1시 ~ 7시 

* 2025. 6. 14.(토) 오후 5시 open

전시전경

작곡가 한옥미는 자신의 음악회에서 죽음, 혼란, 기억, 쉼 등의 주제로 음악적 구조를 실험하거나 음악가의 은유라는 형식을 빌린 추상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고백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삶의 대명제가 아닌 어딘지 친숙하게 연상되는 단어를 사용하여 전시를 연다. 한옥미 개인전 《미미, 토토, 해피》는 자신이 키워온 반려견 미미(2000~2013), 토토(2007~2020), 해피(2016~)에 대한 이야기이다. 십 수년간 작곡한 음악들에서 그는 자신과 함께한 개들에 대한 기억을 담아왔다. 이번 전시의 주된 설치에서, 그는 물질화된 숫자와 빛이라는 비물질을 통해 그 기억을 기념한다. 

은유적 표현과 추상적 언어로 감추어온 ‘마음의 집’이 있다. 

하우스 넘버로 표출된 숫자의 기억은 한 명(命)의 생명체, 그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기록이다. 

―작가노트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숫자를 읽으며 걷게 된다. 이 숫자는 작가가 미미와 토토를 만났고, 함께했고, 헤어졌던 일생의 시간을 뜻한다. 작가는 이 숫자가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만나는 문패처럼 읽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예전 연주회에서 간혹 무대를 가로지르는 긴 악보가 등장하면 연주자는 걸으며 연주를 해야 했다. 그런데 요즘미술 전시장에서, 관객의 걸음을 통해 숫자들이 스쳐 가도록 하는 연출은 그 연주의 퍼포먼스를 닮아있다. 이번 전시의 설치는 그렇게 걷다 멈추고 다시 걷는 행위, ‘산책’에 큰 의미를 두는 것처럼 보인다. 미미와 토토와 함께했던 유모차가 등장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것은 삶의 반려자인 개들과 함께했던 작곡가의 산책을 몽환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수면 속의 꿈과 일상의 환상은 작곡가의 삶으로부터 온 기억의 단편들―한 줄 일기이다. 

사소한 습관, 미소, 그리고 모든 여정 끝의 이별 인사…… 주인? 엄마? 친구? 그 누구였어도 상관없는 나는, 알고 싶다 너희들의 마음을. 내가 걷는 어느 길에나 너희들이 있다.

―작가노트

그의 음악들을 요즘미술 전시장에서 다시 들어보자. 너무나 많은 혹은 친절한 창작의 단서들이 나열된 전시장에서 그의 영상-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가 개들과 함께 산책하며 맡았을 냄새, 소리, 풍경 등을 소리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추상적 언어로 이해되었던 그의 음악은 매우 향기 나고, 무섭고, 서글프고, 사랑하는 섬세한 감정들로 다시 들릴 것이다. 요즘미술과의 인터뷰에서 작곡가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내가 그들의 생각 전부를 알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럴 거라고 추측하는 것들은 상상일 뿐일 수도 있죠.” 전시 《미미, 토토, 해피》는 “너도 들었니?”, “너도 느꼈니?” 하며 한 존재(인간)가 또 다른 존재(개)에게 말을 거는, 인간 한옥미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글: 박용석

전시전경

한옥미(작곡가)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후,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P.) 작곡과(사사: Gerard Grisey)와  파리사범음악원 작곡과 최고과정을 졸업했으며, EHESS-IRCAM 현대음악 이론 과정에 수학했고, 다수의 국제 작곡 콩쿠르(Gaudeamuce/ Valentino Bucchi/ MC2-BASS)에 입상했다.

귀국 후 ‘다르게 듣기 music in gallery'(2002 문예진흥원 다원예술부문 후원)를 시작으로, 문화일보갤러리초대전(2003/2004), TENRI cultural Institute gallery(2012, New York) 해외전시까지 개인전 ‘Music Exhibition’을 통하여 2025년 현재까지 작곡, 드로잉, 영상, 설치작업 등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해하기 쉽고 듣기 편한 동시대 음악’을 지향하는 ‘Music Poem’ 시리즈 공연들은 2011년부터 작곡가가 직접 텍스트를 쓰고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Storytelling Music’ 형태로 진화되었으며, 2014년에는 실험음악 작업-Performing Art, Music for Stage Setting, Clapping Sound, Abstract Mash Up, Hybrid Music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한 바 있다. 또한 어린이 음악극(2013-2014) 공연과 단편 영화음악(2015) 작업, 재즈/국악 연주가들과 협업(2014-2018) 등 활동의 폭을 넓혀가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멀티미디어 무대공연에서 작곡가 자신의 Media Art(audio-visual work) 작품으로 다중감각적 음악영상언어 계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 제23회 대한민국작곡상을 수상했고, 가톨릭대학교 음악과 작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차공간이 협소하므로 차량을 이용하시는 관객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주차장(종로구 혜화동 1-21, 10분당 800원) 또는 와룡공영주차장(서울 종로구 명륜길 26, 5분 250원) 이용을 부탁드립니다.

서보경 개인전: 비상시 조각을 깨시오

요즘미술 기획

서보경 개인전: 비상시 조각을 깨시오

Suh Bo Kyung Solo Exhibition: In Emergency Break Art Piec

2025년 5월 24일(토) ~ 6월 10일(화)
13:00 ~ 19:00 (휴관일 없음)

Breaking Bread: 2025년 6월 10일 화요일 오후 5시(90분)

전시의 마지막 날 조각의 일부를 함께 나누는 자리를 가집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에 성함과 연락처를 남겨주세요.(선착순 20명) 
행사 중 얼굴을 포함한 일부 장면은 기록 목적으로 촬영됩니다.

참가신청은 마감되었습니다.

《비상시 조각을 깨시오》는 미술이 위기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물질적, 조형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과거, 식량을 저장하는 일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문화 속에서 음식은 점차 이미지로 소비되고, 사회적 경험으로 유통되는 기호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음식에 대한 감각과 인식을 재구성하고, 그것이 생존 수단에서 사회적 상징으로 전환된 과정을 조각 시리즈를 통해 풀어낸다. 이 조각들은 언제든 먹어 치워질 수도 있고, 부패하거나 존치될 수도 있는 상태를 동시에 지닌다. 이러한 불안정한 물질성은 다가오지 않은 위기에 대비하는 잠재적 생존 장치로서의 조각을 제안한다. 소비로부터 유예된 이 사물들은 전시장 안에서 고요히 대기하며, 어느 날 삶의 긴박한 요구에 반응해 작동하기를 기다린다.

<비상 조각: 비축된 조각>
이 조각들은 식재료를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숙성하고 건조한 뒤 밀랍으로 밀봉되었다. 각각의 조각은 대량 생산 체계가 요구하는 기호에 맞게 변형된 동물의 파편화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제작 과정은 미라를 만드는 기술과 유사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고대 피라미드 속 미라가 생명에 대한 신성한 경외를 상징했다면 이 현대의 유물은 생명 인식의 모호한 순간을 유예시키며 소비의 욕구를 일시적으로 지연한다.

<비상 조각: 고지방 오브제>
과거 인류에게 동물성 지방은 생존과 치유의 필수적인 자원이었고 극한의 환경에서는 생명 그 자체였다. 칼로리 과잉 시대에 음식에서 밀려난 ‘지방’은 사회가 무엇을 배제하고 무엇에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드러내며 가치 기준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구성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고지방 오브제’는 관객의 피부로 조금씩 흡수되는 과정에서 감각의 전환이 구현된다. 이 과정에서 작품과 관객의 몸은 물리적으로 연결되고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하며 저항 없는 수용을 가능케 한다.

<비상 조각: 완벽한 한 쌍>
이 시계는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Untitled (Perfect Lovers)”에 대한 오마주로 ‘같음’과 ‘다름’, 그리고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불일치에 대해 말한다. 두 쌍의 시계는 동일한 레시피와 조건 아래 제작되었지만, 종균의 반응과 밀가루의 성질에 따라 미세한 차이를 품는다. 사용된 밀가루는 외형상 같은 재료지만, 한 쌍은 한국산 통밀가루와 중국산 통밀가루로, 다른 한 쌍은 한국산 백밀가루와 일본산 백밀가루로 제작되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과 지정학적으로 인접하지만, 오랜 역사적 충돌과 긴장을 축적해 온 관계이다. ‘밀가루’라는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같음’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쉽게 구축되고, 또 원산지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준다.

<비상 조각: 설명서>

<냉장고는 조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참여자 세 명은 자신에게 특별히 소중한 음식과 요리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각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공하여 밀랍으로 봉인한다. 이 오브제는 오랜 시간 저장 가능한 조각이 되어 각자의 냉장고 속으로 되돌아간다. 냉장고는 생존과 소비를 위해 작동하는 장치지만, 이 조각은 그 안에서 먹히지도, 부패하지도 않은 채 미각 이전의 상태로 머문다. 이 작업은 음식에 대한 개인의 기억과 정서가 타인의 손을 거쳐 물질로 변환되고, 새로이 형성된 형태가 다시 삶의 내부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